SK실트론, SPC, 쿠팡…제재 불복소송서 줄패소하는 공정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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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올해 들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에 불복해 기업이 낸 소송에서 공정위가 패소하는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기업은 공정위의 행정처분으로 인해 경영 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제재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는 쿠팡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 취소 청구 소송에서 이달 초 쿠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공정위가 쿠팡에 부과한 과징금 32억9700만원을 전부 반환하고 소송비용도 공정위가 부담하라고 명령했다.

공정위는 쿠팡이 2017년부터 2020년 9월까지 LG생활건강 등 101개 납품업자에 경쟁 온라인몰의 판매 가격을 올리라고 요구하는 등 ‘갑질 행위’를 했다고 봤다. 공정위는 쿠팡이 구체적으로 △판매가격 인상 요구 △광고 게재 요구 △판매촉진 비용 부담 전가 △판매장려금 수취 등 행위로 공정거래법 및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했다고 보고 2021년 8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당시 신생 기업이던 쿠팡이 대기업인 납품업자들에 비해 ‘우월적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정위가 문제 삼은 각 행위에 대해서도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쿠팡 사건에 며칠 앞서 SPC그룹과의 행정소송에서도 사실상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6-2부는 지난달 31일 파리크라상·에스피엘·비알코리아·샤니·SPC삼립 등 5개 회사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취소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공정위는 SPC그룹이 허영인 SPC 회장의 경영 승계 작업을 지원할 목적으로 계열사를 부당 지원했다고 보고 2020년 7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647억원을 부과했다. 구체적 제재 사유는 계열사 판매망 저가 양도 및 상표권 무상 제공, 밀다원 주식 저가 양도, 통행세 거래 등이었다.

법원은 2015년 이전 계열사 간 일부 밀가루 거래에 대해서만 시정 명령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나머지 제재는 정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SPC그룹에 부과한 과징금 전체를 취소하고 부당 지원 성격이 인정된 부분에 대해서만 과징금을 다시 산정해 부과해야 하게 됐다.

SK그룹 최태원 회장 등이 공정위의 ‘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 제재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도 SK 측이 최근 승소했다. SK는 2017년 1월 반도체 웨이퍼 생산 회사인 LG실트론 지분 51%를 인수한 뒤 그해 4월 잔여 지분 49% 가운데 19.6%만 추가 매입했다. 나머지 29.4%는 최 회장이 사들였다.

공정위는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인수가 지주회사인 SK의 사업 기회를 가로챈 것이라고 보고 2021년 1월 최 회장과 SK에 시정명령과 함께 각각 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최 회장 등은 “당시 SK는 LG실트론의 나머지 49% 지분 중 KTB프라이빗에쿼티가 보유한 일부 지분(19.6%)만 인수해도 안정적인 경영권 행사가 가능했다”며 “SK가 잔여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지 않은 것을 ‘사업 기회 제공’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며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최 회장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공정위 전원회의 결론은 그 자체로 법원 1심과 같은 효과를 가진다. 산업계에선 공정위 제재에 휘말리는 것만으로도 기업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고, 피해를 회복하기도 매우 어려운 탓에 처분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2019~2022년 공정위 행정처분에 대한 불복 소송 가운데 공정위가 전부 승소한 비율은 69.1~85.7%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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