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 맞는 암 치료제 만들고 싶어” 한양대 종신교수 된 인도 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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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크리시나 수레시(Ramakrishna Suresh) 한양대 의생명과학과 교수가 지난달 17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수레시 교수는 “자신의 연구로 한국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송복규 기자

암은 여전히 인류가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이다. 신체 부위에 빠르게 퍼져 고통스럽고, 사망률도 높다. 암 치료제 개발은 과학계의 숙원 사업으로 여겨진다.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흡연과 음주, 비만, 대기오염처럼 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늘어나면서 암 발병률은 2050년까지 77% 높아질 것으로 봤다.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는 암 정복 프로젝트에 인도 과학자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자신의 모국이 아닌 한국에서 말이다. 라마크리시나 수레시(Ramakrishna Suresh) 한양대 의생명과학과 교수는 한국에 17년째 머물며 유전자가위와 줄기세포를 이용해 암 치료제의 단서를 찾고 있다. 한국에서 연구한 세월이 길었던 만큼 수레시 교수는 한국말로 기자를 맞이했다.

수레시 교수는 2007년 한국에 들어와 백광현 차의과대 의생명학과 교수 밑에서 단백질분해와 줄기세포 관련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양대에 박사후연구원으로 들어가 유전자가위 분야 석학인 김형범 교수에게 배웠다. 수레시 교수는 지난해 한양대에서 종신 재직권을 의미하는 ‘테뉴어(Tenure)’를 받고 한국 과학자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연구를 진행 중이다.

첨단 바이오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 한국 땅을 밟은 수레시 교수는 어느덧 10명의 박사를 배출할 정도로 베테랑 연구자이자 교육자가 됐다. 그는 인터뷰를 하면서 한국에서 계속 연구하고 싶다는 의지를 여러 번 내비쳤다. 조선비즈는 지난 1월 17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캠퍼스에서 수레시 교수가 한국에서 찾은 희망의 단서를 살펴봤다.

라마크리시나 수레시(Ramakrishna Suresh) 한양대 의생명과학과 교수가 지난달 17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수레시 교수는 “자신의 연구로 한국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송복규 기자

–유전자가위와 줄기세포를 활용해 어떤 연구를 하고 있나.

“크리스퍼 캐스9(Cas9) 유전자가위를 사용해 줄기세포 분화를 조절하는 새로운 인자를 찾고 있다. 암이나 폐 질환에 대해서도 연구하는데, 이 질환들은 대부분 인간 유전자 돌연변이로 발생한다. 이 연구를 하기 위해선 환자 샘플이 필요하다. 다만 검체를 채취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줄기세포에 유전자 돌연변이를 발생시켜 유사한 질환 모델을 만들고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왜 한국을 택했나.

“한국에 온 15년 전에는 한국이 줄기세포 분야의 선구자였다. 반면 미국은 줄기세포 연구를 하기엔 윤리적인 문제로 허가를 받기 어려웠다. 한국과 줄기세포 연구를 견줄 만한 곳이 일본인데, 한국 과학자들이 영어로 소통하기 더 편하기도 해서 줄기세포 연구를 하기 위해 한국으로 왔다.”

–지난해 한양대에서 테뉴어를 받아 연구를 계속 이어갈 텐데, 한국의 연구 환경은 어떤가.

“한국은 외국인이 공부하기에 매우 개방적인 환경을 제공해준다. 또 기초과학을 응용과학에 적용하는 특성이 있다. 나는 인도 사람이지만, 한국 문화와 과학계가 좋다. 서로 연구를 공유하며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도 마음에 든다.”

라마크리시나 수레시(Ramakrishna Suresh) 한양대 의생명과학과 교수가 개발한 탈유비퀴틴화 효소(DUB) 스크리닝 키트./수레시 교수

수레시 교수가 진행 중인 연구의 핵심은 유비퀴틴(Uniquitin)이다. 유비퀴틴은 진핵세포에서 76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단백질 분자를 말한다. 사람 몸속에는 1만개 이상의 기능성 단백질이 들어있다. 유비퀴틴은 최소 4개 이상이 뭉쳐 단백질에 붙고 되고, 결합한 단백질은 분해된다. 만약 유비퀴틴이 종양을 억제하는 단백질과 합쳐지면 암이 발생할 수 있다.

유비퀴틴을 조절하기 위해선 탈유비퀴틴화 효소(DUB)가 중요하다. DUB는 유비퀴틴을 줄여 단백질 분해를 막는 일종의 ‘단백질 안정화제’라고 볼 수 있다. 수레시 교수는 특히 망막 시신경 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인 망막모세포종과 관련된 DUB를 찾고, 이 DUB를 억제하거나 없애 망막 종양을 막는 치료법을 찾고 있다.

–주로 어떤 질병을 연구하나.

“폐 질환인 특발성 폐섬유화증과 망막모세포종, 페닐케톤뇨증, 간 질환 등 여러 질환을 연구하고 있다. 모두 특정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발생해 발생하는 질환들이다. 줄기세포에서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발생시키고 질환 모델을 만들어 DUB 억제제로 질병 진행을 늦추거나 치료하는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DUB를 확인할 수 있는 키트로 국내에 특허도 냈다.

“인간 유전자에는 100개의 DUB가 있고, 이것들이 1만개가 넘는 기능성 단백질들을 조절한다. 우리 연구팀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DUB를 조작하고 거의 50개의 DUB 세포주를 수집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DUB를 스크리닝할 수 있는 ‘DUBKO’라는 이름의 키트를 만들어 특허를 냈다. 이 키트로 30개가 넘는 논문을 쓸 만큼 가치가 있지만, 아직은 상업적으로 사용하진 않고 연구 목적으로만 쓰고 있다.”

수레시 교수는 그동안 한국에서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설명했다. 유전자가위와 줄기세포 기술을 활용해 한국인의 폐와 간, 눈에 발생하는 암을 정복하는 게 그의 소망이다. 한국에 정착해 연구할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꼭 배워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보고서 작성처럼 실무적인 것 외에도 한국 문화를 즐겼으면 좋겠다는 이유에서다.

–과학자로서 꿈은 무엇인가.

“연구 중인 질환 중 하나라도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망막 질환이 가장 먼저 치료제가 나올 것 같다. 한국에서 배움의 기회를 잡고 연구를 해온 만큼 한국인들을 위한 치료제를 만들고 싶다. 내 연구가 한국 사회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연구자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을까.

“한국은 연구하기 좋은 나라다. 이미 우리 연구실에도 박사과정으로 들어온 외국인이 많다.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유일한 조언은 한국어를 배우라는 것이다. 자신의 문제나 견해를 표현할 정도는 돼야 한다. 그리고 한국에 머무는 동안 한국의 문화를 느꼈으면 좋겠다.”

라마크리시나 수레시 한양대 교수는

2001년 인도 정부과학대 생명공학 학사

2003년 인도 방갈로르대 생명공학 석사

2011년 차의과대 분자면역학 박사

2011년 한양대 의공학대학원 박사후연구원

2015년 한양대 의생명과학과 조교수

2015년 한국줄기세포학회 우수신진연구자상

2019년 한양대 의생명과학과 부교수

2021년 한양대 우수연구자상

2023년 한양대 의생명과학과 종신교수

대표 연구 성과

Cell Death&Differentiation, DOI: https://doi.org/10.1038/s41418-020-05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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