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 개발 정책에 ‘떴다방’ 기승… 사기·투기 철저히 막아야[사설]|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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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보기그래픽=윤상선 기자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전국을 대상으로 각종 개발 정책을 쏟아내면서 이에 편승한 기획부동산 사기가 고개를 들고 있다. 개발이 어려운 토지를 낮은 가격에 매입한 뒤 개발 가능성을 과장해 지분을 잘게 쪼개서 비싸게 되파는 식이다. 정부 발표를 호재 삼아 집값을 띄우려는 투기 분위기도 포착된다. 정부의 선심성 정책이 시장을 왜곡해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아일보가 올해 들어 이달 9일까지 수도권에서 토지 거래량이 가장 많은 읍·면·동 10곳을 분석해 보니 철도·도로·산업단지 등 정부의 지역 개발 정책이 집중된 경기 화성·평택·용인·양평 등에 몰려 있었다. 이 지역의 토지 거래는 주로 28개 필지에서 이뤄졌는데, 한 필지를 평균 15개로 쪼개 판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화성시의 한 임야의 경우 올해 들어 59명이 추가로 지분을 사들여 93명이 1명당 21㎡씩 쪼개서 보유하고 있었다.

최근 정부는 대통령 민생토론회라는 형식을 빌려 개발 정책 보따리를 풀고 있다. 1월 10일 경기 고양에서 준공 30년이 지나면 안전진단 없이 아파트 재건축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월 25일에는 경기 의정부에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연장·신설, 철도 지하화 등 134조 원이 소요되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달 21일에는 울산에서 비수도권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와 절대농지 규제 완화를 약속했고, 닷새 뒤 충남 서산에서 서울 여의도 면적의 117배나 되는 군사시설보호구역을 해제하겠다고 했다.

정부의 발표 내용은 호재를 부추기는 기획부동산의 화법을 닮았다.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아주 확 풀어버리겠다” “그린벨트를 화끈하게 풀어 달라고 하셨는데 걱정하지 마시라” “(인천에서 출발해) 노래 한두 곡 들으시면 바로 서울” 등의 발언으로 투기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부동산 사기·투기 세력들이 이 같은 정부의 공식 발표를 근거로 내세우니 나중에 사기를 입증하기도 쉽지 않다. 정부의 약속과 달리 총선 이후에 모든 개발 정책을 한꺼번에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상당수가 재원 확보 방안이나 법률적 뒷받침이 마련되지 않아 선거가 끝나면 흐지부지될 수도 있다. 정부는 현실성과 필요성, 투기 가능성 등 부작용을 모두 고려해 정책을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부동산 사기와 투기를 엄단해야 할 정부가 확실하지 않은 호재를 앞세워 오히려 투기 심리를 자극하는 ‘떴다방’식 정책을 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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