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뉴스페이스’ 연 나사의 험난한 여정|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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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을 넘어서/로리 가버 지음·조동연, 김지훈 옮김/432쪽·2만4000원·다산사이언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우주’ 하면 으레 떠오르는 단어는 ‘나사(NASA·미국 항공우주국)’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주 뉴스에서 나사의 종적은 희미해지고,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 책은 이른바 ‘뉴스페이스’(민간 우주산업) 시대를 개척한 숨은 주역인 나사의 전 부국장이 쓴 회고록이다.

저자는 2009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나사 인수위원회를 이끈 뒤 2009∼2013년 오바마 1기 행정부에서 나사 부국장으로 재직하며 나사 개혁을 추진했다. 저자는 취임 당시 나사에 대해 달 탐사 성공이란 위대한 업적은 사라지고, 관료주의와 무능력에 빠져 있었다고 진단했다. 운항하지도 않는 고물 왕복선 유지에만 1년에 수백억 달러를 쏟아붓고, 심지어 우주 비행을 위해 냉전시대 적이었던 러시아에 돈을 지불하는 방법까지 검토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녀가 내놓은 카드는 개방과 경쟁이었다. 유인 우주 비행 프로그램이나 우주왕복선 사업 등 기존 나사가 집착해 온 사업을 과감히 포기하고, 민간 참여를 활성화시키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엄청난 저항이 몰아쳤다. 이미 나사와 수십 년간 협력해 온 록히드마틴, 보잉사와 같은 기성 방위산업계의 강력한 로비와 이들과 관계된 주요 지역구 상·하원의원들의 예산안 방해, 나사 내 직원들의 저항 등이 이어진 것. 저자는 이 같은 모습을 ‘중력’으로 표현하며 나사 개혁이 책 제목처럼 중력을 거스르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었다고 회고한다.

결국 나사는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어 온 수의계약 등 입찰 제도를 공개경쟁 입찰 등으로 바꿔 기존 방산업계에 일감을 몰아주던 관행에서 탈피했다. 그 결과 나사가 써오던 예산의 20∼30%에 불과한 비용으로 스페이스X가 엔진 탑재에 발사까지 성공했고, 최초의 민간 우주선 ‘드래건’이 우주정거장에 도킹하는 등 뉴스페이스의 역사가 새로 쓰이고 있다.

한국판 나사인 ‘우주항공청’이 올 5월 개청을 앞두고 있는 등 우주항공 분야 개척에 힘 쏟고 있는 우리에게도 시사점을 주는 책이다.

책의 향기

[책의 향기]美 세대 갈등 부추기는 ‘눈송이 세대’ 프레임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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