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창당을 선언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14일 광주 5·18 민주 묘지를 찾아 “저는 오늘 예전의 조국으로 돌아갈 다리를 불살랐다”고 말했다. 총선에 모든 걸 걸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조 전 장관은 민주당이 ‘조국 신당은 선거 연합 대상이 아니다’라고 한 데 대해 “민주당 입장을 이해한다”며 “그렇지만 뚜벅뚜벅 제 길을 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와 제 가족, 주변 분들이 수사 대상이 되면서 뒤늦게 광주 시민들께서 40년 넘게 겪은 고통과 분노를 몸으로 이해하게 됐다”고도 했다. 입시 비리 등에 따른 수사를 ‘광주의 아픔’에 빗댄 것이다.

민주당 안에선 ‘조국 신당’이 친명과 친문 간 새로운 갈등 요인이 되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누구나 정치 활동의 자유가 있다”며 “모든 힘을 합쳐야 하고 단합과 연대의 기준은 국민 눈높이”라고 했다. 하지만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BBS라디오에서 “항소심에서 2년형이 선고돼 상고심에 가 있지 않으냐”며 “과연 정당을 설립해 출마하는 게 바람직한지 고민해주기 바란다”고 우려를 표했다. 박성준 대변인도 “전선이 흐트러질 수 있다”고 했다. ‘반(反)윤석열 대오’로 선거를 치르고 싶은데 조 전 장관이 전면에 나서면 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개딸’들 사이에선 “이재명이 단식하고 칼에 찔릴 때 조국이 뭘 했느냐”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옛 친문계에서는 “왜 조국 신당은 무조건 배제 대상이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한 친문 인사는 “꼭 합치지 않더라도 시너지를 내는 쪽으로 할 수도 있을 텐데 선부터 긋는 건 모두에게 손해”라고 했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녹색정의당은 되고 조국 신당은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글들이 올라왔다.

민주당에선 조 전 장관 외에도 재판을 받는 인사들의 출마 선언이 잇따랐다. 4선 노웅래 의원은 뇌물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이날 5선 도전을 선언했다. 민주당에선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의원들도 후보 검증을 통과해 출마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