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DG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후보자로 황병우 DGB대구은행장을 내정했다. DGB금융의 최대 현안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 중인 만큼 ‘안정’을 택했다는 평가다. 이달 주주총회를 거쳐 취임을 앞둔 황 후보자는 성공적인 시중은행 안착과 함께 디지털 및 비은행, 내부통제 강화 등의 숙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달 26일 황 행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

황 후보자는 1967년생으로 KB·신한·우리·하나·NH농협·BNK·DGB·JB 등 국내 8개 은행계 금융지주 회장 중 유일한 50대다. 경상북도 상주 출생으로 경북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대구은행에 입행했다. 대구은행에서 DGB경영컨설팅센터장과 기업경영컨설팅센터장,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DGB금융지주에서 하이투자파트너스와 뉴지스탁 인수를 성공적으로 주도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부터는 대구은행장으로서 시중은행 전환 작업을 진두지휘해왔다.

황 후보자는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다. DGB금융·대구은행의 요직을 두루 거친 만큼 DGB금융의 숙원 사업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 것이란 기대에서다. 

회추위는 황 후보자에 대해 “그룹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뛰어난 통찰력을 바탕으로 실현 가능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했다”며 “우수한 경영관리 능력과 시중지주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DGB금융의 새로운 미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역량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황 후보자는 오는 3월 중 열릴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정통 DGB맨’이자 50대 젊은 피인 황 후보자의 첫 과제로는 단연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꼽힌다. DGB대구은행은 지난달 7일 금융위원회(금융위)에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신청했다. 업계에선 대구은행이 자본금 등 시중은행 인가 요건을 이미 갖추고 있어 이르면 올 상반기 내 시중은행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전환 시 전국 단위로 영업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경영을 이끌며, 5대 시중은행과는 차별화된 영업 전략을 꾀해야 한다. 현재 자산 규모나 수익 면은 물론 영업망에서도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황 후보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중은행 전환 작업을 주도하며 ‘뉴 하이브리드 뱅크’ 전략을 제시했다. 뉴 하이브리드 뱅크란 디지털 접근성 및 비용 효율성과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장점과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 등 지역 은행의 장점을 함께 갖춘 새로운 은행이다. 

또한 향후 ‘완전한 디지털 은행’으로 전환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디지털 금융’ 강화가 경영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비은행 부문 강화도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DGB금융은 지난 2023년 전년보다 3.4% 감소한 387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는데, 이 중 비은행 계열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7.4% 감소한 1320억 원이었다. 

주요 비은행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31억 원의 적자를, DGB캐피탈도 전년보다 22.5% 감소한 599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충당금 적립 부담이 지속되며, 비은행 계열사 중 DGB생명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전년보다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아울러 지난해 8월 대구은행의 불법 계좌개설 사태가 논란이 됐던 만큼 내부통제 강화와 고객 신뢰 회복 역시 황 후보자의 주요 과제 중 하나다.

한편,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새롭게 각인되기 위해 사명을 ‘iM뱅크’로 바꾼다. 다만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iM뱅크와 함께 대구은행 상표를 병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