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감독 뽑아야 한다는 의견 다수”…또 ‘클린스만’ 실수 반복하려는 KFA, 왜 이렇게 서두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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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OSEN=정승우 기자] 일단 정식 감독을 선임하고 보겠다는 대한축구협회(KFA)다.

2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전날(20일) 선임된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 주재하에 비공개 1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진행했다.

정몽규 KFA 회장은 앞서 16일 대표팀 사안 관련 긴급 임원회의 진행,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공식 발표했다.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의 경쟁력을 이끌어내는 경기 운용,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라며 그 이유를 밝혔다.

이후 KFA는 20일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을 새롭게 선임하고 21일 1차 회의를 진행했다. 

정해성 위원장은 “임시 감독보단 정식 감독을 뽑아야 한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었다. 대표팀을 재정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데 감독 선임을 6월까지 미루는 건 맞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라고 전했다.

그는 “위원회는 이번 사안에 대해 서두르지 않지만 지체하지 않고 차기 감독에 대한 논의를 약속했다”라고 덧붙였다.

‘서두르지 않는다’라고 주장했지만, 또다시 서두르는 모양새다.

KFA는 클린스만 감독 선임 당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김판곤 당시 국가대표선임위원회 위원장이 파울루 벤투 감독을 선임하면서 세운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무시하고 누군가의 독단으로 클린스만을 정식 감독으로 앉힌 것.

물론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 과정에서 여러 오해가 있다. 벤투 감독 선임 때와 마찬가지로 프로세스를 진행했다”라고 주장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독일 ‘슈피겔’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된 과정을 밝혔는데 정몽규 회장의 주장과는 180도 다른 내용이었다.

당시 한국은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사임하면서 감독직이 공석인 상황이었다. 클린스만의 인터뷰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정 회장을 향해 “감독을 찾고 있나?”라고 물었고, 이게 계기가 됐다. 그는 자신은 ‘농담조’로 한 말이었으나 정몽규 회장이 당황하면서 진지하게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실제로 둘은 다음날 카타르 도하의 한 호텔에서 만나 커피를 마셨다. 클린스만은 정 회장에게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 해본 말이니 관심이 있다면 연락해달라고 말했다. 정몽규 회장이 몇 주 후 실제로 그에게 연락을 보내면서 선임 작업이 시작됐다. 그렇게 한국 축구는 클린스만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게 됐다.

감독 선임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완전히 무시한 결과는 끔찍했다. 한국 축구는 클린스만이 이끄는 354일 동안 완전히 망가졌다.

KFA는 1년의 악몽 같은 시간을 통해 배운 점이 전혀 없는 모양이다. 또다시 ‘빠르게 빠르게’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KFA는 22일 “이번 주 24일 오후 축구회관에서 전력강화위원회 2차 회의를 축구회관에서 개최한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정 위원장은 “임시 감독 보단 정식 감독을 뽑아야 한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었다. 대표팀을 재정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데 감독 선임을 6월까지 미루는 건 맞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라고 이야기했다. 3월 태국과 2연전을 앞두고 임시 감독 대신 정식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말이다.

서두를 필요가 없는 정식 감독 선임이다. 좋은 감독을 선임하길 원한다면 장기적인 미래를 보고 시간을 들여 신중하게 감독을 골라야 한다. 3월 두 경기 후 다음 경기는 6월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등 미래를 위해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해 충분히 공들여야 한다. 그러나 전력강화위원회는 ‘일단 감독을 선임하면 비난 목소리가 잦아들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빠르게 정식 감독을 찾으려 한다.

심지어 정 위원장은 “현직 감독은 큰 문제없다”라며 현직 K리그 감독까지 잠재적 후보군에 넣겠다고 밝혔다.

세뇰 귀네슈, 필립 코쿠 등 다양한 해외 감독도 거론되는 상황에서 충분한 검토 없이, 이번에도 제대로 확립된 시스템 없이 새로운 감독을 데려오면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뿐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감독 선임을 서두르기보다 시스템 구축이 먼저 돼야 한다.

한편 지난 16일 축구회관 로비에 축구 팬들이 보내온 화환이 도착했다. ‘한국 축구팬 일동’ 이름으로 도착한 해당 화환에는 “국내 감독 낭비 그만 K리그가 만만하냐”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의 후임 감독으로 홍명보 울산HD 감독, 김기동 FC 서울 감독 등이 거론됐다는 보도에 K리그 팬들이 불만을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감독들을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임명하는 것은 규정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대한축구협회 축구국가대표팀 운영규정에 따르면 구단에 속한 경우 구단의 장에서 이를 통보하고 소속 구단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규정된 상태다. 

따라서 대한축구협회가 마음만 먹는다면 국내 지도자 중에는 어떤 감독도 선임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정 위원장은 “클럽에 직접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며 이를 적극적으로 어필하기도 했다.

홍명보 울산HD 감독과 김기동 FC서울 감독, 김학범 제주 감독 모두 코 앞으로 다가온 K리그 개막에 몰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임시 감독이 아닌 ‘정식 감독’으로 이들 중 한 명을 선임한다면, 화환의 문구처럼 KFA는 ‘K리그를 만만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증명하는 셈이 된다. /reccos23@osen.co.kr

정승우(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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