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규제 완화 큰 것 한방 나온다…집값 불쏘시개 될까 [부동산360]”-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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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집값 좌우할 5대 변수 진단 ④부동산 규제
1월 재개발 재건축 규제완화 대책 발표
주택공급 규제완화, 침체된 지방 살릴 대책도 예고

[헤럴드경제=박일한 선임기자] “재개발·재건축 절차 합리화,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구체화한 방안을 내년 1월 중 발표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22일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합리화하겠습니다’란 보도자료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중랑구 재개발 사업지에서 진행된 주민 간담회에서 “사업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 절차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개선하겠다, 재개발·재건축 착수 기준을 (위험성에서) 노후성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한 데 대한 후속 조치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도 취임사를 통해 “부동산 PF 연착륙 등 주택시장 불안요인을 최소화하고, 가구 형태, 소득 수준에 맞춰 다양한 주거 옵션이 제공될 수 있도록 재건축·재개발 규제와 절차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정비사업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며 “아울러 1기 신도시 등 노후계획도시 재정비 추진 전략도 국민께 조속히 제시해야한다”고 말했다.

2024년 부동산 시장은 신년 벽두부터 국토부의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방향에 촉각이 곤두설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도심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를 본격 추진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중랑구 소규모 주택정비 관리지역인 모아타운 사업지를 찾아 간담회를 열어 재개발 재건축 규제완화 추진 계획을 밝혔다. [연합]

‘부동산 규제완화’는 내년 주택시장을 움직일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하면서 취득세 등 부동산 세금 인하,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실거주 의무 폐지 등 다양한 규제완화를 추진했으나, 국회에서 관련법 개정을 하지 못해 성사시키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엔 집값이 반등하는 곳이 늘면서, 규제완화 추진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내년엔 분위기가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단 최근 지방은 물론 서울 및 수도권 집값이 다시 하락세로 꺾이면서 규제완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국토부 책임자가 바뀐 것도 주목할 점이다. 원희룡 전임 장관이 전세사기나 건설사 철근누락 사태,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등 정치적이거나 화제성 높은 이슈에 집중했다면, 박상우 신임 장관은 보다 세심하게 규제완화 정책을 만들어 빠르게 실무를 전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 장관은 주택시장 침체기였던 2010년대 초반 이명박 정부에서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을 역임하면서 부동산 규제완화를 실무적으로 책임졌던 정통 관료 출신이다. 그는 장관 후보자로 임명된 직후부터 “부동산 규제완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규제완화를 반대해온 야당 분위기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 집값 급등기 도입한 고강도 규제는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는 야당 의원이 하나둘 늘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규제완화의 영향이 큰 지역구일수록 야당 의원의 입장도 규제완화에 호의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달라진 분위기는 이달 8일 국회에서 1기 신도시(분당·산본·일산·중동·평촌) 등 노후 계획도시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특별법(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이 통과한 데서 드러난다. 이 법이 국회를 통과한 건 지난해 3월 법안이 발의된 지 약 21개월 만이다.

같은 날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면제 구간을 8000만원까지 늘리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중 노후 계획도시 재건축 규제 완화 특별법은 해당 지역 아파트의 용적률을 높이고 안전진단을 면제하는 등 재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상 지역은 조성된 지 20년이 넘는 100만㎡ 이상 택지로 경기도 1기 신도시를 포함해 서울 강남구 수서, 양천구 목동, 노원구 상계·중계·하계, 도봉구 창동 등도 포함된다.

국토부는 특별법이 통과함에 따라 내년 초 ‘노후 계획도시 정비 기본방침’을 내놓고, 지방자치단체는 여기에 맞춰 ‘노후 계획도시 정비 기본계획’을 마련할 것이다. 세부 지침에 따라 기존 재건축 추진 단지 중에 사업성이 개선되거나,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곳이 생길 경우 주택 수요가 들썩일 수 있다.

박상우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박 장관은 취임후 빌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파트에 비해 단기간 주택 공급 효과가 있어, 전셋값이 오르는 지역엔 실질적인 시장 안정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침체된 지방 주택시장 맞춤형 대책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지방과 수도권은 주택 가격이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데도 (지방에 소유한) 집이 2채라고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들은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에서 ‘1가구 2주택’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실제 관련 대책이 나온다면 산업기반을 갖춘 지방 중에는 투자수요가 관심을 가지는 곳이 나타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에 규제 효과는 그때그때 다르다고 설명한다. 정부는 시장의 급격한 변화가 예상될 때 관련 규제를 통해 대응한다. 집값 하락기엔 더 큰 폭락을 막고 상승기엔 더 큰 폭등을 막는 게 목적이다. 집값이 떨어지는 시기라면 주택 수요자들에게 혜택을 늘려 집을 살 사람들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반대로 집값이 급등하는 시기엔 세금 및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수요를 압박해 더 많이 뛰는 걸 막는다.

그렇다고 ‘규제완화=집값 상승’, ‘규제 강화=집값 하락’이란 공식이 바로 적용되는 건 아니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초기처럼 전방위적인 규제완화가 진행됐음에도 집값이 떨어진 시기도 있었고,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 때처럼 어느 때보다 강력한 규제강화 대책을 내놓았음에도 집값이 폭등한 시기도 있었다.

중요한 건 규제 효과는 시장 상황에 따라 ‘후행적’으로 반드시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노무현 정부 때 만든 각종 규제강화 효과는 이명박 정부 때 집값 하락의 배경이 됐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펼친 각종 규제완화 대책은 문재인 정부 집값 상승의 중요한 원동력이 됐다.

문재인 정부가 만든 세금과 대출 관련 각종 규제는 최근 거래량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면서 주택시장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그렇다면 윤석열 정부에서 내년 본격화할 규제완화 정책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집값 폭락을 막아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세금, 대출 등 각종 혜택을 늘려 주택수요가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런 제도적 환경 변화는 국내외 경제 환경에 따라 시장이 바로 반응하긴 어렵더라도 이후 집값이 반등하는 시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집값 하락 추세도 길어지고 규제완화가 더 많이 진행된다면, 반등시기 집값 상승 여력은 더 클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규제완화가 덜 진행된 상태에서 반등의 시기가 온다면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 역대 정부에서 규제 효과는 늘 그렇게 작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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