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금액으론 공사 못 해”…재개발·재건축 사업장 ‘몸살’|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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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갈등]①

건설업계 “자잿값 인상에 증액 불가피”

조합-시공사 갈등…공사비 소송도 제기

“공사비 객관적 검증 등 정부 개입 필요”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곳곳에서 공사비 증액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고금리에 건설 원자잿값과 인건비 급등으로 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해지면서 건설사와 조합 간 갈등이 잇따르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달 26일 반포주공1단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에 공사비를 기존 2조6363억원에서 4조775억원으로 증액해달라고 요구했다. 기존 3.3㎡당 548만원에서 829만원으로 4년 만에 약 57% 급등했다. 기존 46개 동, 5440가구에서 50개 동, 5002가구로 설계를 변경하고, 공사 기간이 34개월에서 44개월로 10개월 늘어난다.

서초구 신반포22차는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공사비를 3.3㎡당 1300만원 선에서 공사비 증액 문제를 두고 협의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시공사 선정 당시 3.3㎡당 약 500만원의 공사비를 책정됐지만,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7년 만에 3배 가까이 증액도 공사비를 두고 협의 중이다.

송파구 잠실진주아파트는 재건축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공사비 인상을 두 차례 요구했다. 2021년 평당 510만원에서 665만원으로 한 차례 인상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원자잿값 인상, 설계변경, 문화재 발굴 등을 이유로 평당 89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최근 청천2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사인 DL이앤씨는 최근 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DL이앤씨는 지난 2020년 7월 착공 때보다 공사비가 1645억원이나, 늘어나 이를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조합 측은 도급계약서에 명시된 ‘착공 이후 물가변동은 반영하지 않는다’는 특약이 유효하다고 맞서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을 요청하는 단지도 늘고 있다. 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을 신청한 건수는 제도가 도입된 2019년 3건에서 2020년 13건, 2021년 22건, 2022년 32건, 2023년 30건으로 점차 증가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와 노무, 장비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해 153.26으로, 3년 전보다 25.8%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12.3%)의 2배를 넘는다. 또 건설업 종사자 평균 임금은 2020년 4.7%, 2021년 3.9%, 2022년 5.5%, 지난해 6.7%씩 올라 매년 상승 폭이 키우고 있다.

시공사를 구하지 못한 일부 조합은 공사비를 증액하고 있다. 서울 중구 신당9구역 재개발 사업은 공사비를 3.3㎡당 742만원에서 840만원으로 올렸지만, 이미 3차례 유찰됐다. 또 송파구 잠실우성4차 재건축조합은 최근 2차 입찰까지 시공사를 구하지 못해 공사비를 기존 760만원에서 810만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을 요청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을 신청한 건수는 제도가 도입된 2019년 3건에서 2020년 13건, 2021년 22건, 2022년 32건, 2023년 30건으로 점차 증가했다.

현재 지자체가 나서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을 중재하고 있지만, 행정 처분에 대한 권한이 없다. 또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가 있지만, 강제 권한이 없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조합과 건설사간 갈등을 줄이기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원자잿값 급등으로 공사 원가가 상승했지만, 분양가상한제로 정비사업 수입은 제한된 상황”이라며 “원가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는 시공사와 이런 요구를 인정할 수 없는 조합 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조합과 건설사 간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공사비에 대한 검증 등 정부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며 “건설 원자잿값 등 건축 과정에서 상승한 비용이 합리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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