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전공의 면허 박탈땐 감당 어려운 행동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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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이들의 후배 격인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의 ‘집단 사직’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내주 이른바 ‘빅5′(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서울성모병원)의 전공의 전면파업이 예정된 가운데 ‘면허 박탈’ 가능성까지 거론한 정부에 대해서는 “겁박을 지속하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맞섰다.
 
비대위에 결정을 일임한 의협 차원의 집단행동 여부는 시작 및 종료 시점을 전 회원 투표로 정하겠다는 방침도 확정 했다. 다만, 투표가 정확히 언제 시작되고 그 결과가 공개될지는 밝히지 않았다.
 
의협 비대위는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대강당에서 첫 회의를 개최한 뒤 “면허 박탈을 예고하며 전공의의 자발적 사직이라는 개인 의지를 꺾는 부적절한 발언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지속해서 겁박에 나설 경우 법적 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한다”고 회의 결정사항을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 중에 있는 전공의의 자발적 사직에 대해 동료 의사로서 깊이 공감하고 존중하며 지지한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단 한 명의 의사라도 이번 사태와 연관해 면허와 관련한 불이익이 가해진다면, 이는 의사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간주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행동에 돌입할 수 있음을 강력 경고한다” 고 공언했다.
 
이는 앞서 정부가 전국 수련병원 221곳을 대상으로 집단사직서 수리금지 명령을 내린 데 이어 업무개시명령에 불복한 전공의들에 대해선 면허자격 정지 및 형사처벌까지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보건복지부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이번에는 지난 2020년(9·4 의-정 합의 당시)과 같은 선처나 사후구제는 없다”고 못박은 바 있다.
 
비대위는 만에 하나 전공의나 의대생이 파업 또는 동맹휴학 등으로 피해를 입을 경우, “모든 법률적인 대응에 대한 책임을 감당하겠다”며 “회원 보호 및 투쟁 차원에서 비대위 성금계좌를 개설해 자발적인 성금을 받도록 하겠다”고도 밝혔다.
 
다만, 의협이 파악한 바로는 현재 의사들이 벌이는 투쟁행위가 의료법상 면허취소의 사유가 될 수 없다는 게 비대위의 설명이다.
 
비대위는 “어떤 형사상 문제를 제기해 징역형 집행유예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야만 면허 취소(요건)가 된다”며 “의학적·자율적 판단에 의해 정부의 정책을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로 항의를 하고 있는 건데, 그 의사들을 감옥에 보내는 게 과연 타당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세브란스 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의국장이 오늘 사직서를 냈는데, 지금도 마치 의사들이 ‘집단 이기주의’,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처럼 사회에서 몰아가는 걸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하더라”며 “이 사태로 (혹여) 면허 취소가 생기게 된다면 이런(현장을 떠나는) 의사들이 더 많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료계의 전면적 단체행동을 시작하고 종료하는 시점은 의협 전 회원 투표로 결정하겠다는 방침도 이날 회의에서 확정했다.
 
비대위는 “우리가 말하는 ‘단체행동’이란 하류 휴진 등이 아니라 무기한 (파업·휴업) 내지는 마지막 행동을 말하는 것”이라며 “쉽게 말해 2000년도 의약분업 투쟁 때는 전공의들이 여름에 (파업차 병원을) 나와서 겨울에 들어갔다. 실제로 그런 걸 얘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병·의원부터 상급종합병원까지 연쇄적 ‘의료 공백’을 부를 수 있는 작금의 사태가 훨씬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정부와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기준’을 묻는 질문에는 “우선 (의대정원 증원은 불가피하다는) 거짓말을 그만하셔야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부가 ‘의대정원 2천 명 확대’를 두고 “절대로 물러설 수 없다”고 하는 현재의 입장을 견지해서는 협의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취지다.
 
비대위는 “정부가 상황의 심각성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즉각적으로 의대정원 및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정책을 철회할 경우, 이를 원점에서 논의할 협의체 구성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비대위는 일요일인 오는 25일 전국 대표자 비상회의와 규탄대회를 열 예정이다. 전체 의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도 추진하기로 했다. 개최 시점은 내달 10일이 유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비대위 회의에는 김택우 비대위원장(강원도의사회장)을 포함한 39명의 위원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의협 측은 비대위원 4명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에 추천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아직 전공의들이 실제 참여할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협 측 비대위 구성이 마무리되는 대로 전공의들과의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게 의협 비대위의 전언이다.

비대위는 이날 회의에 앞서 낭독한 투쟁선언문을 통해 “비대위를 구심점으로 삼아 의대생, 전공의, 의대 교수, 봉직의, 개원의 등 모든 회원이 총력 투쟁으로 정부의 야욕을 막아내야 한다”며 “부당한 의료정책을 이용해 때리는 대로 맞고 인내한 의사의 고통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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