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형들 증원 맛 좀 보라는 변호사에…현직 의사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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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닥터 프렌즈’ 캡처

정부의 의대 증원에 의료계 반발이 거센 가운데, ‘의사 유튜버’들이 생각을 밝혔다.

지난 24일 유튜브 채널 ‘닥터 프렌즈’에는 ‘의대 증원, 10년 뒤 생길 일(feat. 변호사 70% 증원 그 결과는?)’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는 오진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창윤 서울아산병원 내과 교수가 현 상황을 변호사 증원에 빗대어 설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게시판에는 ‘의사 형들 증원 맛 좀 봐라’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변호사 A씨는 “(변호사) 배출정원 1000명에서 1700명으로 증원한 지 12년 됐다”면서 “이제 금전적으로는 상위권 대기업 사무직이랑 별 차이 안날만큼 먹고 살기 팍팍해졌다”고 말했다.

다만 “법률서비스 접근성은 어마어마하게 좋아져서 이제 간단한 법률상담이라 소송위임은 염가에 가능하고 중견이나 중소기업도 사내 변호사를 뽑는 시대가 됐다. 근데 사법고시 시절이랑 비교했을 때 법률 서비스 퀄리티 차이가 크게 나느냐 하면 그건 전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오진승 전문의는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정말 우수한 의료의 질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라면서 “무언가 문제가 있어도 갑작스러운 변화를 유도하면 굉장히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 2000명 증원은 의료 생태계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수 있고, 현재 잘 돌아가고 있는 걸 망가뜨릴 수 있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는 “의료 생태계를 잘 만드는 게 의사들만의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것에는 나도 동의한다”면서도 “다만 아쉬운 건 잘 되면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 때문이지라고 얘기하고 잘 안되면 의사들 때문이고, 의사들이 돈을 너무 좋아해서 그렇다고 한다는 거다”고 주장했다.

우창윤 교수 역시 “필수과의 인력 부족 또한 어떤 정책적인 문제 때문에 인력들이 그쪽으로 가지 않고 선택하지 않는 이유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 전문의는 본격적으로 변호사 증원과 의사 증원을 비교했다. 그는 “사법시험으로 변호사가 연 1000명씩 나왔다. 로스쿨에서 배출하는 변호사가 매년 1700명씩 나오더라. 의대 정원은 3058명에서 5058명으로 늘린다고 했으니, 사실은 의대보다 변호사 증원을 더 많이 한 게 맞다”고 짚었다.

이어 “2012년부터 로스쿨 변호사님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딱 2년 후 2014년이 되니 서울 쏠림이 많이 생겼다. 작년에도 관련 기사가 났다. 지방과 서울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병원은 계속 서울에만 짓고 있고, 지방에 병원이 있어도 의사를 구하기 힘들다는 게 변호사 증원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면서 “수도권에 병원이 몰려있기도 하지만 환자분들이 큰 병이 생기면 서울에 있는 큰 대학병원에 많이들 가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증원으로 처우 개선이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오 전문의는 “증원하면 선생님들이 잘 쉬고, 잘 때 자고 그런 게 좋아지지 않을까 싶어서 살펴봤는데 변호사의 경우 인력이 늘어도 전혀 일이 편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의 처우가 개선될 거라고 하지만 오히려 쉽게 대체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우 교수 또한 “병원에서 더 무시당할 수 있겠다. 쉽게 구할 수 있으니까”라고 동의했다. 오 전문의는 “로스쿨 변호사를 너무 급작스럽게 늘리지 않았느냐. 행복하지 않은 청년 변호사들을 대거 양성하는 정책이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의료는 완전 경쟁을 할 수 없는 영역임을 강조했다. 오 전문의는 “왜 의사들만 경쟁을 안 하냐는 얘기들을 많이 하더라. ‘너네도 경쟁해야지, 우리 변호사도 경쟁하는데’라고 한다면, 의료를 다른 직군들처럼 경쟁 붙이려면 가격 통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돈 있는 사람은 더 오래 살고 잘 치료받고 돈 없는 사람은 못 받게 되는 게 미국 의료다. 의사도 경쟁을 치열하게 해야 한다면 미국 의료로 가게 되는 거다. 많은 분이 이걸 원하겠느냐. 아니라고 본다. 우리나라는 가격 차가 없으니까 빅5 소위 대가 교수님들이 많다는 병원들로 쏠릴 수밖에 없다. 법률 시장은 가격 차가 있기 때문에 대형 로펌에 쏠릴 수가 없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우리나라 공공병원 병상 수가 1.2로 10%도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의대 증원이 아니라 병원을 짓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의사들이 쏟아져 나오면 대형병원들은 점점 커질 거다. 과연 그게 많은 분이 원하는 것이겠느냐. 정부가 원하는 건 의료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건데 오히려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우 교수 역시 “공공병원은 분명히 적자가 난다. 모든 공공병원이 엄청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 걸 보면서 적정한 보상이 어느 정도인지, 어떻게 하면 지역 의료의 의사들이 보람을 느끼며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지 계속 테스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역 의료는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양질의 의료인들은 수도권에만 있을 거다. 환자분들도 치료를 위해 수도권으로 다 오고, 전국에 있는 모든 암 환자나 중증 질환들을 커버할 수 있을 정도의 세팅력이 생기면 지역에는 병원이 자생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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