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의 한 유치원에서 원아의 손가락이 교실 문에 끼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문을 닫은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12일 경찰과 MBC 등에 따르면 수원의 한 사립유치원 교사 A씨에 대해 아동학대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 등을 적용해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지난해 11월12일 수원시 소재 한 사립유치원에서 박모(4)군의 손가락이 A 교사가 닫은 교실 문틈에 끼어 절단됐다.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박군이 교실로 달려오는 상황에서 A 교사가 아이들을 교실 안으로 들여보낸 뒤 문을 닫으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A 교사는 박군이 들어오기도 전에 문고리를 두 손으로 잡고 한쪽 다리를 굽혀 문을 힘주어 꾹 닫았고, 결국 박군은 새끼손가락이 문틈에 끼었다. 박군은 울면서 원장실로 뛰어가지만 A 교사는 따라가지 않고 교실 문에 기댄 채 이를 지켜봤다.

박군은 이 사고로 접합 전문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는데, 손가락 대부분이 잘려나갔다는 ‘아절단’ 진단을 받았다. 손에 철심까지 박는 수술을 했으나 100%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게 병원 측 소견이었다.

A 교사는 당시 “박군을 따라 아이들이 교실 밖으로 나갈까 봐 문을 닫은 것뿐”이라며 “문을 닫을 당시엔 박군을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박군의 부모는 사고 당시 CCTV 영상이 삭제된 데 대해서도 의문을 표한 바 있다. 수술 전부터 유치원 원장에게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 보관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사고 당일은 물론 이전 수개월 치 영상이 모두 삭제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군의 부모는 “CCTV 영상 대신 원장이 휴대전화로 찍었다는 CCTV 화면만 받았다”며 “이번 사고 4개월 전에도 유치원에서 글루건으로 인한 손바닥 화상을 입었는데, 당시 영상 역시 사라졌다”고 MBC를 통해 주장했다. 이에 유치원 원장은 “CCTV 영상을 직접 지우지 않았다”며 “저장 용량 부족으로 영상들이 자연 삭제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경찰이 유치원 CCTV를 디지털포렌식 했지만 복구된 영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치원 원장이 유치원 안전 등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진 않은 것으로 보고 증거불충분 결정을 내렸다.

박군의 부모는 “교사가 왜 그렇게까지 문을 두 손으로 밀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 (아이가) 선생님이 문 앞에서 나를 쳐다보고 문을 쾅 닫았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사고 이후 아이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거나 일반 문만 보면 당시 사고 상황을 떠올리고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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