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쿠폰 살포…중소 플랫폼엔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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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화형 숙박 플랫폼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고민이 많다. 지난 7일 정부가 숙박 할인 쿠폰을 배포하기 시작하면서 예약 취소가 눈에 띄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달 야놀자, 여기어때, 지마켓 등 대형 플랫폼 세 곳에서만 쿠폰 9만 장이 풀렸다. A씨는 “고객은 물론 숙박업체 사장님까지 정부 쿠폰을 받을 수 있는 대형사로 많이 옮겨갔다”고 한숨을 쉬었다.

○“정부 숙박쿠폰, 고래만 배불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 주도의 ‘2024 대한민국 숙박세일 페스타’가 시작되면서 중소형 숙박·여행 스타트업이 속앓이하고 있다. 정부는 7일부터 소비자가 5만원 넘는 숙박시설을 예약할 때 쓸 수 있는 3만원 할인 쿠폰을 선착순으로 뿌리고 있다. 문제는 야놀자 등 대형 플랫폼 세 곳에서만 쿠폰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 한 중소형 플랫폼 대표는 “우리는 숙박 쿠폰이 풀리는지도 몰랐다”며 “대형 여행 플랫폼에서 예약해야 정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누가 중소 업체를 이용하겠냐”고 토로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배포되는 숙박 쿠폰은 총 45만 장이다. 2월 9만 장, 3월 11만 장, 6월 25만 장 순으로 풀린다.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다. 지난해엔 40여 개 플랫폼에 쿠폰을 배분했지만 올해 첫 쿠폰 배포를 앞두고선 정부가 3개사만 선정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쿠폰을 빠르게 배포하기 위해 쿠폰 소진력이 있는 플랫폼을 골라 진행했다”며 “3월 쿠폰은 다시 여러 플랫폼들에 공모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숙박 쿠폰을 받은 일부 여행 플랫폼 업체는 올해 관련 행사에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다. B 여행 플랫폼의 대표는 “작년에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쿠폰 배포 기간에 오히려 예약률이 떨어졌고 쿠폰 소진도 거의 안 됐다”며 “고객은 해당 쿠폰을 ‘야놀자 쿠폰’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풀린 숙박 쿠폰은 야놀자, 여기어때 등 대형사 물량만 전량 소진됐다.

작은 여행 플랫폼업체에는 개발비와 마케팅비도 부담이다. 할인 금액을 환급받기 위해선 정부 시스템과 연동해야 한다. 하지만 개발자가 적은 스타트업은 이 작업에 4개월 넘게 걸린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개발 인력을 투입하느라 다른 서비스 개선 작업은 뒤로 밀리고 있다”며 “쿠폰 행사에 빠지자니 숙박업체 사장님들이 항의하고 들어가자니 투입 인력에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급전 쓰듯 쿠폰 비용 마련

대형 플랫폼들은 정부 쿠폰에 자체 추가 쿠폰을 발급하는 방식으로 지역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여행 플랫폼들이 사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프로모션도 하는데 해당 업체가 알아서 부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행 플랫폼의 추가 할인은 정부의 권고 사항이 아니다.

숙박 쿠폰은 지속 사업이 아니라 임시 사업이어서 정부는 관광진흥기금에서 급전 쓰듯 자금을 충당한다. 지난해 100만 장이 풀렸지만 10만 장 예산만 기금에 편성됐다. 나머지 90만 장은 기금 변경 요청을 통해 조달했다. 올해도 책정된 45만 장의 예산을 상반기에 다 쓰고 기금 변경을 통해 사업비를 더 충당할 수 있다는 게 문체부의 설명이다.

현금성 쿠폰 살포 정책의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1인 1매’가 원칙이지만 중고거래 플랫폼엔 대리 예매 글이 올라온다. 숙박업체들이 꼼수로 가격을 더 올려 받는 관행도 여전하다. 여행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쿠폰이 적용되는 시즌엔 보통 숙소 가격이 높아진다”며 “이런 부작용을 막을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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