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km 떨어진 거리서 원격으로 로봇 수술 성공|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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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료진, 원격자기항법 로봇 활용

자기장으로 혈관의 카테터 조종해

스위스 인공 조직 혈전 절제술 시연

미국 의료진이 원격자기항법 로봇을 활용해 스위스 취리히 기관이 보유한 인공 조직을 대상으로 한 혈전 절제술 시연에 성공했다. 혈관 내에서 응고된 혈전을 표현한 이미지. 게티이미지코리아

세계 최고 수준의 병원 중 한 곳인 미국 메이오클리닉의 의료진이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인공 조직을 대상으로 원격으로 혈전 절제술 시연에 성공했다. 새롭게 개발된 ‘원격자기항법 로봇(RMN·robotic magnetic navigation)’을 활용했다. 반응 속도가 중요한 원격 로봇 수술에서 대륙을 넘나드는 수술에 성공하면서 정밀하면서도 신속한 원격 로봇 수술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로보틱스’에 공개됐다.

메이오클리닉 소속 의료진이 혈전 절제술을 시연한 대상은 합성 물질을 사용해 생물체의 조직을 본떠 만든 인공 조직이다. 어려운 수술을 미리 연습하거나 시뮬레이션을 할 때 활용된다.

연구를 이끈 브래들리 넬슨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수석과학고문은 “미국에선 1억1300만 명이 혈전술이 가능한 뇌졸중 센터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다”며 “수천 마일 떨어진 기관의 의료진이 원격으로 절제술에 성공한 이번 사례는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제고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원격자기항법이란 카테터(가느다란 관), 내시경 같은 의료 장치에 힘을 부여하기 위해 인체에 자기장을 투사하는 기술을 말한다. 장치 자체에 직접 물리적 연결 없이 장치에 힘을 가할 수 있다.

원격자기항법 로봇은 수술 과정에서 혈관 등에 삽입된 카테터를 자기장을 활용해 움직인다. 자기의 ‘끄는 힘’을 사용해 혈관 밖에서 내부에 삽입된 카테터를 조종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전달된 정보를 정밀하고 신속하게 이행하는 로봇 시스템을 사용해 원격자기항법 로봇을 작동했고 무사히 혈전을 제거했다.

앞서 이 기술은 수세기 동안 공장 작업자의 눈에 들어간 금속 찌꺼기를 제거하는 데 활용됐다. 20여 년 전부터 인체의 정확한 위치로 치료제를 전달하는 데 활용하는 연구가 활발해졌다.

의료 분야에서 자기장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초 희토류 합금인 네오디뮴이 발견되면서다. 네오디뮴은 강한 자화 상태를 오래 보존하는 영구자석을 만들 수 있다. 이를 활용한 자기공명영상(MRI)이 의료 현장에서 보편화됐고 고강도 자기장을 인체에 투사해도 환자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치료 기술이 발달했다. 조직 외상을 가능한 한 줄이는 ‘최소 침습적 시술’도 자기장 활용이 본격화하면서 발전했다.

정밀 제조 기술과 만난 자기장은 의료 로봇 개발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전자기항법시스템(eMNS)을 활용해 복잡한 동작 수행이 가능한 고정밀 장치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앞서 스테레오택시스, 이온사이언티픽 및 레비타 같은 미국의 의료기기 기업들은 원격자기항법 로봇을 사용해 심장 절제술과 최소 침습 복부 수술에 성공한 바 있다. 원격자기항법 로봇은 특히 내시경을 사용할 때 그 장점이 크게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외과 의사가 환자 신체 내부를 관찰하면서 내시경을 밀고 당기고 비틀어야 할 때가 종종 있었지만 이 기술을 활용하면 이런 수고로움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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