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끓이기만 했는데… 미세 플라스틱 90% 사라졌다|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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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구팀, 실험 통해 검증

미세 플라스틱 지속적으로 섭취 땐, 뇌-대장-생식 기능 등에 영향 미쳐

물 가열하면 탄산칼슘 등 뭉치고, 미세 플라스틱도 함께 엉겨 붙어

남은 석회자국 닦으면 제거 가능

수돗물을 끓이면 미세 플라스틱 제거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페트병에 담기는 생수에도 미세 플라스틱이 수만 개 들어 있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생수는 물론이고 마시는 수돗물 속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중국 과학자들이 수돗물 속 미세 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실험을 통해 검증했다. 필터나 최첨단 정수 기술이 아닌, 끓이는 것만으로 미세 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광저우 의대와 지난대 공동 연구팀은 수돗물을 끓였을 때 나노 크기의 미세 플라스틱 대부분이 제거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환경 과학 & 테크놀로지 레터스’에 지난달 29일 공개했다.

국내에서 상수도 관리가 비교적 철저한 수돗물은 음용할 수 있다. 문제는 노후화된 수도관이나 건물별 물탱크 관리 수준에 따라 수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불편한 맛이나 냄새도 직접 마시기 꺼려지는 요인이다.

최근에는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우려도 추가됐다. 미세 플라스틱은 1∼5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크기의 플라스틱 조각을 말한다. 비닐봉지, 일회용 포장지, 페트병 등에서 발생한다. 다양한 경로로 인체에 유입되며 수돗물도 예외가 아니다.

연구팀은 중국 광저우에서 수돗물 샘플을 채취한 뒤 각기 다른 양의 미세 플라스틱을 넣은 수돗물 샘플을 여럿 만들었다. 각 샘플을 5분간 끓인 뒤 상온에서 식혔다. 그런 뒤 각 샘플에 존재하는 미세 플라스틱 내용물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수돗물이 끓으면 수돗물 속 미네랄 성분으로 만들어지는 탄산칼슘이 ‘라임스케일’을 형성했다. 라임스케일은 물에 녹아 있던 탄산칼슘 등 석회 성분이 서로 엉겨 붙어 배관에 생기는 자국을 의미한다. 이때 탄산칼슘이 미세 플라스틱을 캡슐처럼 만들어 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된 라임스케일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석회 자국처럼 생긴 라임스케일을 닦아내는 것만으로 미세 플라스틱을 함께 제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이 같은 캡슐화 효과를 통해 물 1L당 300mg의 탄산칼슘이 든 수돗물 샘플에서 미세 플라스틱 90%를 제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탄산칼슘 60mg 미만이 포함된 샘플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의 25%가 제거됐다”며 “차나 커피를 끓이는 정도의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미세 플라스틱이 대부분 제거된 물을 마실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세 플라스틱 섭취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다양한 연구 결과들이 인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7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연구팀은 미세 플라스틱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뇌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신경계에 이상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인 ‘신경독성’이 생길 수 있다고 국제학술지 ‘환경 연구’에 발표했다.

미국 뉴멕시코대 약학과 연구팀은 인체 내 미세 플라스틱 농도가 증가하면 염증성 장질환, 대장암, 정자 수 감소 등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독성과학’에 지난달 17일 공개했다. 미세 플라스틱이 체내에서 내분비 교란 물질로 작용해 인간의 건강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문세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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