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현대엘리베이터, 행동주의펀드 실력행사[2024주총] < 재계 Pick < 산업/기업 < 경제 < 기사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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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사옥에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내달로 예정된 삼성물산과 현대엘리베이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내외 행동주의펀드들이 실력행사에 나섰다. 삼성물산은 영국계 행동주의펀드 주도의 표 대결을 앞뒀고, 현대엘리베이터는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KCGI자산운용의 자사주 소각 등 주주제안을 받고 있다.



英 행동주의펀드 주도 주주제안, 삼성물산 “경영상 부담”



삼성의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은 영국계 시티오브런던 등 5개 국내외 행동주의펀드의 주주제안을 내달 1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안건으로 다룬다. 시티오브런던 등은 삼성물산 지분 1.46%를 보유하고 있다.


시티오브런던 등이 주주제안으로 요구하는 사안은 배당 확대와 자기주식 취득 등 두 가지다. 배당은 보통주 주당 4500원, 우선주 주당 4550원 등을 요구했고 자사주는 5000억 원 규모를 취득할 것을 요구했다.


삼성물산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지난 14일 주주총회 소집결의 공고를 통해 행동주의펀드 제안을 주총 안건으로 올린다고 밝힌 삼성물산은 다음 날인 15일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공시하며 주주들의 의결권 위임을 요청했다.


이날 삼성물산은 행동주의펀드의 주주제안에 대해 “당사의 주주환원정책을 크게 초과하는 내용으로 경영상 부담이 되는 규모”라며 “주주제안상 총 주주환원 규모는 1조 2364억 원으로 잉여현금흐름의 100%를 초과하는 금액”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현금 유출시 미래 성장동력과 사업경쟁력 강화 투자재원 확보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계는 삼성물산 주총에서 지분이 채 1.5%도 되지 않는 행동주의펀드의 주주제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사실상 삼성의 지주사인 삼성물산의 지분 대부분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오너가가 가지고 있는 데다, 삼성물산이 1조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계획을 공언한 까닭이다.


26일 기준 삼성물산의 지분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8.13%),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6.24%),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6.24%),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0.97%) 등 오너일가와 특수관계인, 등기임원이 40% 가까이 보유하고 있다.


또 내달 주총에서 삼성물산 이사회는 배당금으로 보통주 주당 2550원, 우선주 주당 2600원 등 안건을 올렸다. 또 행동주의펀드 주주제안인 자사주 취득 대신 1조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안건을 상정하기도 했다. 경영상 문제가 되지 않는 한도에도 삼성물산의 자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오는 2026년까지 보통주 총 781만주(지분율 4.2%)와 우선주 전량인 16만주(지분율 9.8%)를 소각한다. 삼성물산 자사주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대그룹 지배구조 핵심 현대엘리베이터, KCGI자산운용 “자사주 소각해야”



내달 3월 중 예정된 현대엘리베이터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는 낯선 이름이 등장했다.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사모펀드 운용사 KCGI자산운용이 그 주인공이다. 그간 현대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놓고 다국적 승강기 기업 쉰들러 홀딩 아게에 대항해 경영권 방어에 나선 바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사옥 전경. (사진=현대엘리베이터)
현대엘리베이터 사옥 전경. (사진=현대엘리베이터)


KCGI자산운용은 내달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을 앞두고 현대엘리베이터에 자기주식 소각과 감사위원 선임 절차 개선 등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보냈다. 현대 KCGI자산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3%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KCGI자산운용의 등장 시기가 공교롭다. KCGI자산운용은 지난해 8월 23일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사임 등을 요구하는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이는 지난해 6월과 7월 쉰들러 홀딩 아게가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을 본격적으로 장내매도를 시작한 시기와 맞물린다.


당시 KCGI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는 주주서한을 통해 현대엘리베이터 최대 주주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과도한 겸직과, 이해관계 상충 등을 이유로 현 회장의 현대엘리베이터 이사직 사임 등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이번 주주서한에서도 KCGI자산운용의 문제제기 배경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배구조가 분리되지 않아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한 7.64% 자사주가 지배구조 유지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KCGI자산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한 자사주를 전부 소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KCGI자산운용과 쉰들러 홀딩 아게가 연대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로 지분 11.25%를 보유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 쉰들러가 캐스팅 보트로 KCGI의 행동주의에 가담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재계는 이번 KCGI자산운용의 주주제안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대그룹의 지주사 현대홀딩스컴퍼니의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지분율 19.26%) 지위가 공고해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주사 현대홀딩스컴퍼니 지분의 91.30%를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현 회장의 장녀인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7.89%) 등이 보유 중이다.


한때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율 확보로 2대 주주에 오른 쉰들러 홀딩 아게도 2015년 이후 꾸준히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2015년 16%를 넘어섰던 쉰들러의 지분율은 26일 기준 11.25%로 줄었다. 여전히 2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과거처럼 주총 표 대결을 통한 경영권 흔들기에 나설 가능성이 낮아졌다. 쉰들러와 KCGI자산운용과의 연대 청사진의 근거가 희박한 이유다.


한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해 11월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했다. KCGI자산운용이 현 회장의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 사임을 요구한 지 석 달 만이다. 재계는 전격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단행한 현 회장의 리더십도 내달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에서 행동주의펀드 주주제안의 정당성을 약화하는 배경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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