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샷] 우주인도 된장 담근다, 콩 발효 실험 성공 : 네이트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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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연구진, 우주정거장서 30일 발효 실험
지구보다 발효 속도 빨라 매운맛, 감칠맛 높아
장기간 우주탐사에서 우주인 삶의 질 높일 듯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발효시킨 미소 된장./Joshua Evans

이제 우주정거장이나 달기지에서도 구수한 된장국을 먹을 수 있다. 지구 밖에서도 된장을 만드는 미생물 발효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우주에서도 풍미가 좋은 발효 식품을 즐길 수 있다면 오랜 우주 탐사에서 입맛을 잃기 쉬운 우주인들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덴마크 공대 노보 노디스크재단 생물다양성센터의 조슈아 에번스(Joshua Evans) 박사가 이끈 국제 공동 연구진은 지난 23일 논문 사전출판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에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콩으로 미소 된장(miso paste)을 발효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 우주탐사계획의 매기 코블랜츠(Maggie Coblentz) 연구원과 덴마크 공대 지속가능한 식품 혁신 연구소의 요리사인 킴 웨젠도르프(Kim Wejendorp)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미소 된장 재료인 콩과 소금, 누룩은 습도, 온도를 측정하는 센서가 장착된 특수 용기에 담겨 우주로 갔다가 30일 후 지구로 귀환했다./Maggie Coblentz

미소 된장 재료인 콩과 소금, 누룩은 습도, 온도를 측정하는 센서가 장착된 특수 용기에 담겨 우주로 갔다가 30일 후 지구로 귀환했다./Maggie Coblentz

◇감칠맛과 매운맛 강한 우주 된장

미소 된장은 우리나라 된장처럼 콩을 발효시켜 만들어 감칠맛이 풍부한 식품이다. 다만 우리 된장과 달리 발효 과정에 곡물 누룩도 같이 넣는다. 조슈아 에번스 박사는 “미소 된장이 장거리 우주 임무에서 우주비행사의 “풍미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우주에서 발효 식품을 생산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익힌 콩과 누룩곰팡이(Aspergillus oryzae)가 들어있는 쌀 누룩, 소금을 각각 용기 3개에 넣었다. 하나는 2020년 3월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로켓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보냈고, 나머지 두 개는 각각 MIT와 덴마크 공대 실험실에서 발표시켰다.

미소 된장은 우주정거장에 있는 동안 온도와 습도, 압력, 방사선, 조도 등을 측정하는 센서와 함께 발표 용기에 보관했다. 연구진은 30일이 지나고 지구로 귀환한 발효 용기를 열어 미소 된장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직접 미소 된장 맛을 봤다. 에번스 박사는 “우주 미소 된장은 지구에서 발효시킨 것과 다른 맛이 났다”고 밝혔다. 매운맛과 감칠맛이 더 강했고, 견과류와 볶은 향도 진했다. 연구진은 이런 특징은 우주 미소 된장의 발효 과정이 지구보다 더 빨리 진행되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발효 미생물도 차이가 났다. 연구진은 미소 된장에 포함된 미생물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처음 재료에 넣은 누룩곰팡이 외에 김치에 있는 바실러스 벨레젠시스(Bacillus velezensis)가 우주 미소 된장에서만 검출됐다.

과학자들은 우주정거장에서 지구로 귀환한 미소 된장을 시식해 지상에서 발효된 대조군과 비교했다. 우주 미소 된장은 발효 속도가 빨라 매운맛과 감칠맛이 더 났다고 연구진은 밝혔다./Maggie Coblentz

과학자들은 우주정거장에서 지구로 귀환한 미소 된장을 시식해 지상에서 발효된 대조군과 비교했다. 우주 미소 된장은 발효 속도가 빨라 매운맛과 감칠맛이 더 났다고 연구진은 밝혔다./Maggie Coblentz

◇우주인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1972년 아폴로 17호 이래 중단됐던 유인(有人) 달 탐사를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으로 재개했다. 2026년까지 우주인 두 명을 달에 착륙시킬 계획이다. 스페이스X를 세운 일론 머스크는 화성 이주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연구진은 “우주에서 풍미가 있는 발효 음식을 생산할 수 있다면 장기간 우주 탐사에서 우주인의 사기를 높이고 삶의 질도 향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덴마크 공대 지속가능한 식품 혁신 연구소의 요리사인 킴 웨젠도르프의 요리사인 킴 위젠도르프는 2022년 MIT 미디어 랩에서 우주 미소 된장으로 만든 음식을 맛보는 행사도 열었다.

오랫동안 우주에서 임무를 하고 돌아온 우주인들은 음식 스트레스가 큰 애로였다고 밝혔다. 중력이 작용하지 않는 우주 공간에서는 허리 아래쪽에 몰려 있던 혈액과 세포액이 위로 올라온다. 이로 인해 코와 목이 부으면서 향과 맛을 느끼는 신경이 무뎌진다. 평형감각이 사라지면서 생기는 우주 멀미도 식욕을 떨어뜨린다.

나사는 우주인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매년 우주식품경진대회(Space Food Challenge)를 개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8년 이소연 박사가 우주정거장으로 갈 때 밥과 김치, 고추장, 된장국 등 한국 우주식품 10종도 같이 보냈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도 일본 우주인을 위해 미소 된장으로 요리한 고등어조림이나 야키소바, 라멘 같은 일본식 우주식품을 개발했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개발한 우주인용 고등어 미소 된장 조림./JAXA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개발한 우주인용 고등어 미소 된장 조림./JAXA

지금까지 우주식품은 모두 지구에서 요리한 상태로 포장한 것이지 식재료를 직접 우주에서 만들지는 않았다. 호주 퀸즐랜대의 벤저민 슐츠(Benjamin Schulz)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가 우주에서 발효 식품을 만들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우주 미소 된장이 우주 ‘테루아(terroir)’가 뚜렷하지만 먹어도 안전한 진짜 된장임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테루아는 토양이나 풍토를 뜻하는 프랑스어로, 미생물 발효로 만드는 와인 같은 식음료의 풍미에 미치는 특정 환경의 영향을 말한다. 실제로 우주는 발효 환경이 지구와 다르다. 지구에서는 미소 된장이 발효하면서 기체인 이산화탄소는 위로 방출되고 밀도가 높은 입자나 미생물 세포 덩어리는 용기 바닥에 가라앉는다. 우주 공간은 중력이 거의 작용하지 않아 그렇지 않다. 우주정거장에서 임무를 하는 우주인들이 음료나 식품 용기를 열면 액체방울이나 가루 입자가 모두 공중에 뜬다.

참고 자료

bioRxiv(2024), DOI: https://doi.org/10.1101/2024.02.23.579929

NASA Space Food Challenge, https://www.nasa.gov/prizes-challenges-and-crowdsourcing/centennial-challenges/deep-space-food-challenge/

MIT Media Lab(2022), https://www.media.mit.edu/posts/space-miso-di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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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완 과학에디터 yw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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