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6만달러선 돌파
현물ETF 출시 후 2월 자금유입 본격화
이더리움 ETF 출시 기대감도 ↑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급등하면서 6만달러선을 돌파했다. 사상 최고치(6만9000달러) 사정권이 눈앞이다. 비트코인이 ETF(상장지수펀드) 출시에 힘입어 상승세를 탄 것처럼 이더리움도 ETF 기대감에 가격이 치솟는 모습이다. 최근 이더리움 시총도 ETF 출시 기대감에 400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시총(3660억달러)을 크게 웃돌고 있다.

1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29일 2021년 11월 이후 27개월 만에 처음으로 6만달러 선을 넘어섰다. 같은날 원화 기준으로는 9000만원을 돌파하면서 최고가도 갈아치웠다. 직전 최고가는 지난 2021년 11월 9일의 8270만원으로, 약 2년 3개월여 만의 신기록이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은 현물 ETF 승인을 계기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 집계 자료를 살펴보면, 비트코인 현물 ETF 전체 자금 순유입세는 지난달 본격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28일(-4억달러) 순유출세를 기록한 뒤 ▷2월 11일(12억달러) ▷2월 18일(23억달러) ▷2월 28일(12억달러) 순으로 투자금이 몰렸다.

비트코인 채굴량이 4년마다 절반씩 줄어드는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되고 있다. 그간 총 3번의 반감기(2012년·2016년·2020년) 마다 비트코인은 주식을 비롯한 다른 자산군의 위험조정 수익률을 크게 뛰어넘는 패턴을 보였다. 이에 비트코인 현물 ETF가 비트코인 ‘수요’를 높이고 비트코인 반감기가 ‘공급’ 증가세를 둔화시키면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금 현물 ETF의 몸집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금 시가총액 대비 비트코인 시가총액의 비율은 8.7% 수준이다. 이와 관련,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루 평균 5억달러 자금 유입을 연율화(Annualization·특정 시기의 변동을 1년 지속된다고 가정하는 것)하면 1000억달러”라며 “이 속도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약 900억 달러인 금 현물 ETF의 AUM(총 관리자산)을 1년 안에 추월한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의 몸집이 지금보다 2배나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혜원 KB증권 연구원은 “금은 비트코인과 달리 장신구로 활용되는 비중이 전체의 절반 정도에 이르고 중앙은행 외환보유고에 활용되는 비중도 20% 수준에 그친다”며 “이에 현물 투자 목적으로 활용되는 금의 규모만을 고려하면 금 ETF는 작년 기준 7.4% 수준인데, 이를 비트코인 ETF에 적용하면 점유율은 현재 3.8%에서 향후 2배 수준까지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비트코인이 현물 ETF 효과를 톡톡히 누리자 이더리움 ETF 관심도 뜨겁다. 현재 블랙록과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 등 최소 10개 업체가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를 위한 신청서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상태다. 이에 SEC는 오는 5월 23일 이더리움 ETF 승인을 결정해야 한다. 가상자산 예측 플랫폼인 폴리마켓 (Polymarket)는 오는 5월 승인될 가능성이 절반(44%)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봤지만 일각에선 75% 확률을 제시하는 등 엇갈리는 분위기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SEC는 2025년까지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SEC는 이더리움을 증권으로 주장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승인 거부 시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도 부담 요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만, 스테이킹이 포함된 형태의 ETF는 현재 SEC의 체계에서 승인이 어려울 것”이라며 “올 5월 SEC의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은 40% 수준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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