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세상, 꿈이 있다는건 축복일까…뮤지컬 ‘일 테노레’ 순항|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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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폭하고 미친 세상에서 소중한 꿈이 있다는 건 축복일까, 아니면 그저 무거운 짐일 뿐일까.”

조선 최초 오페라 테너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일 테노레’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으며 3개월 대장정의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19일 개막한 ‘일 테노레’는 오디컴퍼니가 선보인 대형 창작 뮤지컬로, 한국 오페라의 선구자 테너 이인선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조선 최초의 ‘오페라’ 테너를 꿈꾸는 ‘윤이선’, 오페라 공연을 준비하는 독립운동가 ‘서진연’과 ‘이수한’을 통해 어두운 시대 속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일 테노레’는 공연 첫 주 쏟아지는 관객들의 기립박수와 폭발적 성원으로 강렬한 시작을 알렸다. 내성적인 세브란스의전 의대생에서 낯선 ‘오페라’에 빠져드는 ‘윤이선’ 역의 홍광호는 압도적인 발성과 성량으로 무대를 장악했다.

박은태는 전 음역대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극강의 가창력으로 성악적 발성까지 완벽하게 선보였다. 심도 있는 캐릭터 표현과 섬세하고 깊이 있는 연기로 독보적 아우라를 자아냈다. 서경수는 특유의 익살스러우면서도 흡입력 강한 연기로 윤이선을 표현했다.

문학회 리더이자 독립운동을 위한 오페라 공연 연출 ‘서진연’역의 김지현은 작품의 서사를 완성시키는 연기력과 열정 가득한 보컬을 선보였다. 박지연은 단단함이 느껴지는 강인한 카리스마와 폭발적 가창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홍지희는 탄탄하게 쌓아온 연기 내공을 아낌없이 발산하며 추진력 있고 강단 있는 ‘서진연’을 완벽 소화했다.

누구보다 독립운동에 진심인 건축학도이자 오페라 공연의 무대 디자인을 맡은 ‘이수한’ 역의 전재홍은 오랜만에 무대 복귀에도 매끄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중저음이 돋보이는 탄탄한 가창력으로 독립운동에 열정을 불태우는 ‘이수한’을 열정적으로 그려냈다. 신성민은 입체적 캐릭터 해석과 감미로운 가창력으로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골드레코드 사장이자 영향력 있는 프로듀서 ‘최철’ 역의 최호중은 경성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재즈풍의 넘버를 능숙한 재스쳐와 무대 매너로 소화, 열띤 호응을 이끌어냈다.

신춘수 프로듀서는 “이인선이라는 실존 인물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된 플롯과 서사를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의 아픔 속에서 매력 있게 변주해 완성도 높은 프로덕션을 만들기 위해 집중도 있는 디벨롭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박천휴 작가는 “극도로 화려한 예술인 ‘오페라’와 비극적이고 어두운 역사인 ‘일제강점기’의 대비를 통해 인생의 고통조차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려 애쓰며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윌 애런슨표 뮤지컬 넘버들은 작곡가가 직접 작곡한 오리지널 오페라 아리아인 ‘Aria 1: 꿈의 무게’, ‘Aria 2: 그리해, 사랑이여’를 메인 테마로 다양하게 변주되며 음악적으로 대극장 뮤지컬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환상적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18인조 중 12인조가 현악기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풍부하면서도 섬세한 현악기의 울림으로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무대는 스토리의 큰 줄기인 ‘독립 운동’과 ‘오페라 무대’ 모두 앞이 아닌 뒤에서 단 한순간을 위해 준비한다는 공통점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조명 또한 어두운 세상을 대변한다. 어둡고 좁은 빈틈 사이를 뚫고 들어오는 한 줄기 강한 스포트라이트를 활용해 독립운동의 강한 의지를 드러낸다. 무대 중앙부와 양옆에 자리한 3개의 턴테이블이 회전하며 마지막 꿈의 무대인 부민관 무대로 변화해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한다.

의상 역시 1930년대 조선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아낸다. 당시 대학생 교복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 위해 대학 마크부터 교복 단추까지 디테일을 최대치로 살려냈으며 이화여전 교복 역시 사실에 기반해 그 틀을 유지하되 짙은 푸른색 치마로 세상을 향한 꿈을 표현했다.

관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관객들은 “창작 초연 뮤지컬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완성도”, “또 하나의 명작 탄생”, “100점 만점에 100점 드리고 싶은 뮤지컬” 등 호평을 쏟아냈다. 내년 2월25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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