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 교사 그만두고 근육운동… 보디빌더로 제2의 인생”[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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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올라온 김종년 씨가 서울 중구 피트니스101에서 근육운동을 하며 웃고 있다. 갱년기 등 무기력증을 탈피하기 위해
2016년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한 그는 2020년 교사 명예퇴직 후 보디빌더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교육 무용을 전공한 뒤 30년 가까이 중고교에서 무용 교사로 일했다. 나이 쉰에 가까워지자 갱년기 등 영향으로 생활 패턴이 바뀌어 무기력해졌다. 여러 방법을 찾다가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명예퇴직을 하고 전문 보디빌더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뒤늦게 근육을 키우고 가꾸는 재미에 빠진 김종년 씨(57) 얘기다.

“갱년기가 오니 삶이 좀 무료해졌어요. 여기저기 몸도 이상하고 힘이 없었죠. 수업하기가 버거웠어요. 가끔 운동을 위해 달렸지만 도움이 안 됐어요. 그래서 PT를 받으며 근육을 키웠어요. 그랬더니 몸이 달라지는 겁니다. 자세도 좋아지고 활력이 넘치고…. 삶도 즐거워졌죠.”

양종구 기자양종구 기자

2016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근육 만들기에 들어갔다. 하루 1시간 30분씩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김 씨는 “1년이 지났을 무렵 방학을 마치고 학교에 복귀했을 때 헬스클럽 관장이 대회에 출전할 것을 권했다”고 했다. 경북 안동의 학교에서 근무하는 그는 주말과 방학 땐 대구 집에서 지냈다. 약 2개월간 하루 3시간 이상씩 훈련해 출전했다. 2017년 4월 경북 의성에서 열린 경북도지사기 생활체육 보디빌딩 앤드 뷰티바디 대회에 출전해 뷰티바디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그는 “나이 등 구분 없이 참가자 전체가 가리는 경쟁에서 1위를 해 나도 놀랐다”고 했다. 무용으로 다져진 몸에 근육을 입혔기 때문에 바로 효과를 볼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자신감이 생겼어요. 주위에서 계속 대회에 출전해 보라고 했죠. 그런데 집에서 반대했어요. 사실 저도 처음엔 비키니만 입고 무대에 서는 게 쉽지 않았어요. 집에서 반대하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취미 생활이라 생각하고 계속 몸을 만들어 지역 대회에 출전했어요.”

2020년에 명예퇴직을 했다. 김 씨는 “50세가 넘으니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소중하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퇴직한 뒤 보디빌딩에 더 매진했다. 2021년 대한보디빌딩협회에 선수 등록도 했다. 그해 11월 YMCA 대회에서 여자부 비키니 피트니스 +163cm 부문 2위를 했고 2주 뒤 대한보디빌딩협회 주최 미스터 앤드 미즈 코리아 대회에 출전해 같은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김 씨는 2022년 보디빌딩 국가대표 승인 선수로 뽑혔다. 그해 10월 경북 영주에서 열린 국제보디빌딩피트니스연맹(IFBB) 세계피트니스 여자 선수권 마스터스 비키니 피트니스 45세 이상부 2위를 했다. 이듬해 스페인 산타수사나에서 열린 IFBB 세계피트니스여자선수권 및 세계남자보디빌딩선수권에서 마스터스 비키니 피트니스 45세 이상부에서 2위, 오픈부에서 8위를 했다. 그는 “내가 여자부에서 나이가 제일 많았는데 전체를 평가하는 오픈부에서 8위를 했다. 그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느꼈다.”

한국 무용을 전공한 그는 “무용은 몸에 힘을 풀고 시작하는데 보디빌딩은 온몸에 힘을 주고 시작해야 한다. 다만 무용을 하면서 익힌 호흡법이 보디빌딩을 할 때 도움이 됐다”고 했다.

김 씨는 이제 남편을 비롯한 가족의 응원을 받고 있다. 친구들의 부러움도 사고 있다. 그는 “친구들이 ‘네가 가장 멋진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김 씨는 4월엔 국가대표 선발전, 6월엔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한다. 12월 세계선수권에도 다시 도전한다. 그는 “물론 국가대표에 선발돼야 아시아선수권이든 세계선수권이든 출전할 수 있다. 이런 도전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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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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