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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0일까지… 신작 10점 선보여
가나 출신 美 포틀랜드 기반으로 활동
정착 과정서 다양한 사회 이슈 접하게 돼
여러 작가와 교류 통해서 작업 ‘전환점’
흑인들 극적 인생사서 많은 영감 얻어
존엄성·인간성 표현하는 일 집중 시작
두껍게 물감을 바르는 임파스토 기법과 거친 붓놀림이 인상 깊다. 아프리카의 광활한 풍경을 배경 삼은 것도 특징이다. 관객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그림 속 흑인의 강인함이 두드러진다. 르네상스 거장들의 초상화를 연상시키는 피라미드 구도법을 따르고 있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프리카 가나 출신의 작가, 오티스 콰메 계 퀘이코의 작품 ‘Wilderness’(윌더니스)다.
작가는 그림 속 주인공과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고, 직접 촬영한 인물사진을 캔버스에 옮기는 과정에서 감정을 이입한다. 피사체 내면의 인간성을 포착해내고자 노력한다.
또 다른 작품 ‘Take Two’(테이크 투)에서는 강렬하고 대조적인 색감으로 눈길을 붙잡는다. 화사한 단색의 물감을 배경에 듬뿍 발라 풍부한 질감을 표현해냈다. 마치 화면 중앙에 인공조명을 쏜 것처럼 피사체의 그림자를 선명하게 연출하면서 초상 사진의 특징을 회화로 더욱 극대화했다. 피사체가 착용했던 의상과 액세서리의 일부분을 콜라주로 캔버스에 배치해 입체감 또한 강조하고 있다.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잡지 화보를 연상시킨다.
![](https://img.segye.com/content/image/2024/02/15/20240215519048.jpg)
퀘이코는 관객과 정면으로 시선을 마주치거나 사색에 잠긴 듯한 흑인의 당당하고 편안한 태도를 통해 그들의 정신적 육체적 강인함을 드러내고자 한다. 특히 포틀랜드에서 만난 흑인들의 극적인 인생사에서 많은 영감을 얻어, 작품 속 등장 인물들에게 공감하면서 미국 사회에 만연한 인종차별과 고정관념에 시각적 반론을 제기한다. 그의 이러한 초상화는 마침내 흑인들을 팝 아이콘의 지위에 올려놓았다.
그의 작품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가는 선의 패턴은 아프리카 전통 문신을 차용한 것이다. 그는 패턴들을 얼굴과 몸의 정교한 굴곡을 따라 표현하면서 문신의 현대적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Take Two’의 주인공 얼굴에서도 이 같은 문신이 드러나는데, 이는 원주민, 흑인노예, 소외된 자들의 상징으로 오랫동안 경멸의 대상이었던 문신이 점차 민족적, 사회 계층적인 표식을 넘어 이제는 패션과 자아의 표현이 되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https://img.segye.com/content/image/2024/02/15/20240215519049.jpg)
가나의 가나타예술디자인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퀘이코는 2017년 아내의 고향인 미국 포틀랜드로 이주했다. 미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사회 이슈를 접하고, 여러 동시대 작가들과 교류하면서 전환점을 맞은 그의 작업은 흑인들의 존엄성과 인간성을 표현하는 데 집중하기 시작한다. 다양한 흑인의 얼굴을 대형 캔버스에 옮기면서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작가의 방식과 고집은 결국 수많은 관객을 주목하게 하는 힘을 발휘했다.
그의 작품은 2020년 미국 캘리포니아 로버츠 프로젝트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포틀랜드 미술관(오리건), 루벨 미술관(플로리다), 피카소 미술관(스페인 말라가) 등에서 소개된 바 있다. ‘틴 보그’와 ‘베니티 페어’ 표지로 실렸는가 하면, 반헤렌츠 아트 컬렉션(벨기에 브뤼셀), 덴버 미술관(미국 덴버), 페레즈 미술관(미국 마이애미) 등 유수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그의 국내 개인전이 ‘Embodiment’(임바디먼트, 전형)라는 주제를 내걸고 16일부터 3월10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가나아트 나인원에서 열린다. 신작 10점을 선보인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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