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칼럼-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스마트 워크? 올바른 일 문화가 먼저”-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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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개그콘서트>의 ‘불상사’라는 코너에서는 직장상사에게 톡톡 쏘는 대사로 ‘사이다 캐릭터’라 불리는 박소영이라는 인턴이 나온다. “일도 제대로 안하면서 돈 타령”이라는 부장의 지적에, “그러는 부장님은 돈도 제대로 안주면서 왜 일 타령이세요?”라고 되묻는 식의 대사가 나올 때마다 관객들의 박수가 터져 나온다. 그런데 그녀가 퇴근 하겠다며 항상 던지는 마지막 대사가 있다. 그건 “퇴근 후 깨톡으로 일시키지 마세요”다. 이 대사 속에는 최근 이른바 ‘스마트 워크’ 시대가 열리면서 오히려 퇴근 후에도 SNS 메신저를 통한 업무를 봐야 하는 샐러리맨들의 고충이 담겨져 있다.

사실 ‘스마트 워크(Smart work)’ 시대에 오히려 그 스마트한 작업환경이 직장인들의 자유를 제한하는 현상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예를 들어 출퇴근길의 그 고충을 매일같이 겪는 샐러리맨들에게 최근 여러 대기업에서 시도되고 있는 ‘자율출퇴근제’나 여기서 나아가 ‘재택근무’ 같은 새로운 형태의 작업환경은 그 ‘자유로움’에 부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게다. 과거의 회사원들이라면 당연히 ‘출퇴근이 꽃’이라 불렸지만, 이렇게 모든 게 스마트하게 네트워크로 연결된 환경에서는 오히려 출퇴근이 ‘비효율’로 여겨질 수 있다. 시간낭비에 에너지 낭비라는 것. 그래서 스마트 워크는 훨씬 자유로운 노동환경처럼 여겨지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다.

이것은 프리랜서들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들은 출퇴근 없는 업무환경에서 일하지만 그것이 자유의 확장이기는커녕 쉬어야 될 시공간에서도 계속해서 일을 해야 하는 ‘일의 확장’인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직장인에게 그대로 적용시킨다면, 퇴근도 주말도 아랑곳없이 끝없이 스마트하게 날아오는 업무 지시를 받고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최근 이런 상황은 실제로도 벌어지고 있어, 한국노동연구원이 남녀 임금노동자 24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7명꼴로 업무시간 이외 또는 휴일에 스마트기기를 이용해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이런 여론을 반영해 작년 ‘근로기준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해 그 안에 ‘퇴근 후 회사 업무와 관련해 모바일로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명시했다.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위에 회부된 이 안건은 발의되자마자 사회적으로 뜨거운 사안이 되었다. 달라진 노동환경에 따라 법이 통과 되어야 한다는데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지만, 이걸 굳이 법으로 제정해야 하는가 하는 점과 국내의 업무 환경이 해외와는 다르다는 점을 들어 우리에게는 현실성이 없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자율을 줄 것처럼 여겨졌던 스마트 워크가 오히려 자유를 제한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게 되는 이유는 그 스마트한 환경의 주체가 누가 되느냐에 따른 것이다. 즉 이 스마트 워크를 노동자의 입장에서 활용하게 되면 말 그대로 자율의 확장이 가능하지만, 거꾸로 사용자 입장에서 이용하게 되면 자유의 침해가 될 수 있다는 것. 결국 중요한 건 스마트 워크 같은 하드웨어적인 환경이 아니라, 어떤 것이 바람직한 일 문화인가를 먼저 생각해보는 일이 아닐까. 심지어 ‘메신저 감옥’이라는 신조어로까지 불리는 이 환경에서 과연 창의성을 요구하는 이 시대의 일들이 효력을 발휘할 것인지 고민해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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