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제 가노라” 33년 학전의 마지막 커튼콜|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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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기 투병-경영난으로 오늘 폐관

학전 출신들 노개런티 릴레이 공연

관객들 “너무 아쉬워” 10분만에 매진

김민기 대표곡 ‘아침이슬’로 마무리

14일 서울 종로구 학전 블루 소극장에서 열린 ‘학전 어게인 콘서트’ 마지막 무대에서 배우 황정민이 김민기 학전 대표의 히트곡
‘작은 연못’을 부르고 있다. HK엔터프로
제공·

“오늘 훌륭한 가수분들과 (학전의) 마지막 무대에 서게 돼 영광이고,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학전의 정신은 제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배우 황정민)

대학로 소극장 문화를 이끌어 온 학전이 15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1991년 3월 15일 개관한 지 꼭 33년 만이다. 폐관 전날인 14일, 서울 종로구 학전 블루 소극장에서 열린 ‘학전 어게인 콘서트’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황정민은 “학전은 제게 배우로서 포석이자 지금의 저를 만든 마음의 고향”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학전 뮤지컬 ‘지하철 1호선’ 등으로 연기 인생을 시작한 그는 이날 학전 대표 김민기의 히트곡 ‘작은 연못’을 노래했다.

‘학전 어게인 콘서트’는 오랜 경영난과 김민기 대표의 투병이 겹치면서 지난해 폐관 소식이 알려지자 학전과 인연이 있는 배우, 가수들이 뜻을 모아 기획했다. ‘학전 독수리 오형제’로 불리던 배우 설경구, 장현성부터 가수 동물원, 시인과 촌장, 윤종신, 세계적인 재즈 가수 나윤선까지 모두 출연료 없이 노개런티로 동참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어진 총 20회 릴레이 공연은 티켓 예매 시작 10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 티켓 수익금은 제작비를 제하고 모두 학전에 기부된다.

‘김민기 트리뷰트’를 부제로 열린 이날 공연에선 그룹 노찾사, 가수 박학기, 권진원, 정동하, 알리 등이 ‘상록수’를 비롯한 김민기의 히트곡들을 불렀다. 1956년 문을 열어 대학로의 산증인이 된 학림다방의 이충열 대표도 게스트로 참석했다. 2시간 동안 이어진 콘서트는 모든 출연진이 입 모아 “나 이제 가노라 서러움 모두 버리고”(‘아침이슬’)를 노래하며 끝을 맺었다. 이번 릴레이 콘서트의 총감독을 맡은 가수 박학기는 “김민기 이름 석 자 아래 선후배들이 같은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티켓이 매진된 이날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티켓이 매진된 이날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이날 공연장을 찾은 관객 서정임 씨(서울 광진구·50)는 “20대에 ‘지하철 1호선’만 두세 번 봤고 지금도 김민기의 노래를 즐겨 듣는다”며 “아쉬운 마음에 딸에게 부탁해 티켓을 구했다”고 했다.

학전은 그동안 고(故) 김광석, 들국화, 조승우 등 수많은 스타 가수와 배우들을 배출해 냈다. 국내 창작뮤지컬 역사에도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다. 1994년 초연한 ‘지하철 1호선’은 한국 뮤지컬 최초로 라이브 연주를 선보인 작품이었다. 공연 횟수 4000여 회, 누적 관객 70만 명을 기록하는 등 소극장 뮤지컬의 역사를 썼다. 또 학전이 제작한 뮤지컬 ‘의형제’는 제35회 동아연극상에서 작품상을 받았다. 극장은 다음 달부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임차한다. 학전의 뜻에 따라 명칭은 변경되며 올 7, 8월경 어린이·청소년 전문극장으로 재개관하게 된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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