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PD ‘아는 맛’과 세븐틴의 만남…’나나투어’의 예능 실험”-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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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2023년 9월 7일, 아이돌그룹 세븐틴의 일본 도쿄돔 콘서트 마지막 날. 공연을 마친 멤버들이 긴장감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는데 호텔에 나영석 PD가 나타나 “우리 이태리 갈 거야”라고 말한다.

멤버들은 하나같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이른 새벽 시간이라 몇몇 멤버는 잠들어 있었고, 방마다 돌아다니며 멤버들을 모두 깨운 나 PD는 “3분 뒤에 출발하겠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한다.

그해 5월 나 PD가 진행하는 유튜브 예능 ‘출장 십오야’에 세븐틴이 출연한 것이 발단이었다. 세븐틴 도겸은 소원 뽑기에서 ‘세븐틴 꽃청춘 출연’을 뽑았고, 나 PD는 “돈 많이 들겠는데”라며 난처해하면서도 “약속한 거니까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나 PD와 제작진은 불시에 세븐틴 멤버 열세명을 모두 데리고 이탈리아로 떠나기 위해 기획 회의에 들어갔다. 뜻밖의 순간 여행의 시작을 알리기 위해 제작진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특히 중국 국적의 멤버 준과 디에잇은 유럽 여행에 비자(사증)가 필요하기 때문에 두 사람이 각자 비자를 발급받게 해야 했다. 제작진은 가짜 예능 프로그램 기획안을 만들어 준과 디에잇을 섭외한다고 속여 비자를 받게 했다.

세븐틴은 이렇게 일본에서 이탈리아로 떠난다. 무릎 부상 때문에 함께 여행을 떠나지 못한 에스쿱스를 제외한 12명과 가이드를 자처한 나 PD의 6박 7일 여행은 이렇게 시작한다.

tvN이 지난달 5일부터 방송 중인 ‘나나투어 위드 세븐틴'(이하 ‘나나투어’)은 익히 알려진 나 PD의 예능 연출 방식이 그대로 녹아 있다.

뽑기 운에 따라 의외의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나 PD가 ‘1박 2일’ 때부터 줄곧 사용해온 방식이다. 세븐틴이 소원으로 뽑은 ‘꽃청춘 출연’은 애초에 제작진이 뽑기 상자에 넣은 것이 아니고, 멤버들이 소원을 쪽지에 써서 넣게 한 것이다.

이런 상황을 만들어 출연진에게 더 생생한 반응을 끌어내는 것도 익숙한 방식이다. 나 PD가 호텔에 들이닥쳤을 때 몇몇 세븐틴 멤버는 속옷만 입은 채 이불 안에서 잠들어 있다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작진의 모습을 프로그램에 비추는 것을 금기시하지 않고 오히려 흔쾌히 노출함으로써 더 사실적인 느낌을 주는 것도 나 PD가 자주 써온 방식이다.

세븐틴 멤버 13명을 속이기 위해 제작진이 기획 회의를 하면서 한숨 섞인 이야기를 주고받는 과정이 프로그램에 온전히 담겼고, 연출자인 나 PD는 출연자에 가까울 만큼 계속 얼굴을 내비친다.

여기에 더해 세븐틴 멤버들이 여행 도중 숙소에서 제작진이 마련한 퀴즈와 게임을 하는 모습, 외국 유명 관광지를 화면에 담아낸 점도 나 PD가 연출해온 ‘꽃청춘’ 등 여러 프로그램을 연상케 한다.

‘나나투어’는 이처럼 나 PD가 연출해온 여러 성공작의 재미 요소를 가져와 이른바 ‘아는 맛’에 충실하면서도 세븐틴을 전면에 세워 신선한 재미를 추구했다.

오는 16일 마지막 방송을 앞둔 ‘나나투어’의 회차별 최고 시청률은 2.1%(닐슨코리아 기준)다. 시청률이 가장 높았던 지난달 12일에는 케이블 채널 프로그램 가운데 1위였지만, 과거 나 PD의 수많은 인기작에 비하면 다소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나나투어’는 TV 채널뿐 아니라 팬덤을 위한 유료 플랫폼에서도 소비되고 있어 시청률만으로 성적을 평가할 순 없다.

‘나나투어’는 TV에서 오후 8시 40분부터 70분 안팎 분량으로 방송되고, 팬덤 플랫폼 위버스에선 같은 날 10시부터 125∼180분으로 더 길게 편집한 내용이 공개된다. 일반 시청자와 세븐틴 팬덤으로 시청층을 나눠 각각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자는 취지다.

그 결과 위버스에서 ‘나나투어’는 이미 조회수 1억을 훌쩍 넘겼고, 유료 주문형 비디오(VOD)는 146개 지역에 판매돼 세븐틴의 위버스 역대 VOD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팬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비록 만족할 만한 시청률이 아닐지라도 K-팝 팬덤을 중심으로만 소비되던 아이돌그룹의 콘텐츠를 보다 폭넓은 시청층에 선보였다는 점도 ‘나나투어’의 성과로 볼 수 있다.

세븐틴의 소속사 하이브는 ‘나나투어’에 대해 “이번 프로그램은 K-팝 팬덤을 만족시키고 대중성을 확보한다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라며 “TV 시청자에게 익숙한 예능 콘텐츠를 제공해 ‘대중의 팬덤화’를 기대하고, 팬 콘텐츠를 대중화하는 상호작용을 일으킨 것”이라고 평가했다.

husn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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