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잇단 로펌 압수수색 ‘역풍’”-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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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적 진실규명 위한 조치”불구 변호사업계 “방어권 침해” 반발 변협“비밀유지 의무조항 확대 개정” 검찰 ‘별건 수사’ 남용가능성 우려도

“실체적 진실규명 위한 조치”불구
변호사업계 “방어권 침해” 반발
변협“비밀유지 의무조항 확대 개정”
검찰 ‘별건 수사’ 남용가능성 우려도

#1.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순정)는 지난 2월 가습기살균제 판매업체 애경산업의 법률대리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측이 의뢰인의 내부자료를 갖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로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문제가 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소송에서도 일본 기업 미쓰비시중공업을 대리한 김앤장을 압수수색했다.

#2. 지난 2016년에는 롯데그룹 경영비리를 수사하던 검찰이 법무법인 율촌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로펌이 조세문제를 자문한 자료를 확인하고 별건으로 조세포탈 혐의를 구성해 변호사업계가 크게 반발했다.

검찰이 수사를 위해 법무법인(로펌)을 압수수색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한 조치라지만 변호사업계는 방어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검찰이 변호사의 법률자문 내용을 수사대상으로 삼으면 준법경영이 어려워진다는 지적이다.

18일 국회에 따르면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비밀유지·보호권(Attorney-Client Privilege·ACP)을 명문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변호사법 개정안이 2건 계류 중이다. 2017년에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등 10명이, 지난해에는 같은 당 유기준 의원 등 10명이 발의했다.

ACP는 의뢰인이 변호인으로부터 받는 법률자문의 비밀을 보장받도록 해 헌법상 방어권을 충분하게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이 권리가 인정되면 검찰 등 수사기관이 함부로 기업 자문 내역을 압수해 증거로 쓸 수 없다. 우리는 명문 규정이 없지만, 영미권에서는 법적으로 인정되는 권리다. 대법원도 2012년 “변호사와의 상담 내용 공개를 거부하거나, 의뢰인 동의 없는 압수물이 형사재판 증거로 사용될 수 없다는 견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ACP를 인정하지 않았다.

변호사업계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는 현행 변호사법에 규정된 비밀유지 의무 조항을 확대개정하고, 명문화되지 않은 비밀유지의무 조항을 명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변협은 지난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변호사 비밀유지권 도입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특히 국내 주요 로펌들은 대기업과 자문 계약을 체결하고 수시로 법률 상담을 하고 있어 검찰 압수수색이 무분별하게 이어질 경우 소위 말하는 ‘별건 수사’가 남용될 소지도 크다.

한 대형 로펌의 변호사는 “기업에 대한 법률자문은 당연히 각종 법적 리스크에 대한 논의를 포함할 수밖에 없다”며 “이 논의들의 비밀을 보호하지 못한다고 하면 의뢰인들은 사실상 법률자문을 받을 권리를 박탈당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이었던 나승철 변호사도 “근대형사법의 원리는 상호 공방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찾아나가는 것”이라며 “검찰이 비밀유지권을 보호하지 않으면 기업에 대한 별건수사가 이뤄지거나 약점이 잡혀 허위자백을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고 방어권을 행사할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하람 변협 제2법제이사는 “일선 현장에서는 언론에 보도되는 대형로펌 압수수색보다 심각한 사례가 더 많이 존재하고, 주체도 검경 뿐만 아니라 국세청·금감원 등으로 다양하다”며 “변호사 뿐만이 아닌 국민에 대한 권리침해에 해당해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충윤 변협 대변인은 “소송과 관련하지 않더라도 기업의 자문 또한 비밀유지 또는 보호 대상”이라며 “기업 또한 법인으로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했다.

반론도 존재한다. 한 검사는 “검찰은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를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기업이 증거자료를 로펌에 맡기고 악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검사 출신 변호사는 “ACP를 방패삼아 진실을 숨기려는 욕망이 기업 측에 있기 마련이긴 하다”며 “그러나 법치주의를 추구하고 헌법정신을 고려하면 비밀유지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재연 기자/mun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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