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 반지 ‘갤럭시 링’에 특화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개발한다. 반지 안쪽 면에 닿는 피부의 온도 변화에 따라 ‘생리 하루 전’ 등을 알려주는 기능까지 탑재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AI를 활용해 ‘삼성표’ 헬스케어 사업을 본격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혼 팍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 디지털 헬스팀장(상무)은 26일 ‘MWC 2024’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전략을 설명했다. 팍 상무는 삼성전자의 헬스케어 사업인 ‘삼성 헬스’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머신러닝을 통해 갤럭시 링을 위한 다양한 AI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며 “수면 트래킹(추적)뿐 아니라 여성 건강, 심장 건강 모니터링까지 탑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부 온도를 실시간 측정하면서 여성의 배란기, 가임기 등 생리주기까지 예측해주는 게 주요 기능 중 하나일 전망이다.

갤럭시 링은 건강 지표와 수면 상태 등을 측정하는 반지 모양의 웨어러블 기기다. 삼성전자는 이번 MWC에서 갤럭시 링의 실물을 처음 공개했다. 손가락에 닿는 반지 안쪽 면에 생체신호를 감지하는 센서가 장착됐다. 그동안 운동과 수면을 보조하는 역할을 해오던 스마트워치에 비해 헬스케어 기능을 고도화한 게 특징으로 꼽힌다.

팍 상무는 “손가락엔 피부 아래 많은 수의 정맥이 분포하고 있다”며 “일상에서 쉽고 편리하게 건강 인사이트를 얻는 기기로 쓸모가 많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연구개발(R&D) 마무리 단계로 하반기에 출시할 것”이라며 “내부에서도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스마트폰에 적용한 생성 AI ‘갤럭시 AI’를 웨어러블 기기에도 탑재하기로 했다. 팍 상무는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크게 달라진다”며 “삼성 헬스 이용자 6400만 명(월 활성 이용자 기준)의 데이터에 갤럭시 AI를 결합해 개인별 맞춤 건강 관리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 링 이후 또 다른 형태의 헬스케어 기기를 내놓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앞으로 더 다양한 기기가 나올 것”이라며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기에 좋은, 폭넓은 생태계를 구현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정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