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첨단 항모 전력에 ‘짝퉁 전투기’로 반격 나선 중국|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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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35C 모방한 함재기 배치 준비… 서태평양 美·中 힘겨루기 가열
미국 서부 샌디에이고 해군기지에서 니미츠급 원자력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이 2월 5일(이하 현지 시간) 조용히 출항했다. 출항 당시 링컨 항모에는 함재기가 가득 실려 있었다. 이들 전력은 출항 후 미국 본토와 하와이 사이 제3함대 관할구역에서 대수상전 전술훈련(SWATT)을 실시하고 2월 16일 모항으로 복귀했다. SWATT는 항모 전단이 해외 전개에 앞서 실시하는 훈련 중 하나다. 통상 SWATT가 끝나면 항모 전단 전체가 모여 임무배치전훈련(COMPTUEX)을 한 달간 실시한 뒤 ‘임무 출항’에 나선다. 링컨 항모가 SWATT를 끝냈다는 것은 이 항모 전단이 3월 하순 즈음 해외에 전개된다는 뜻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 항모 전단 등장

미국 니미츠급 원자력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 [위키피디아]

링컨 항모 전단의 출항 준비는 당초 예정보다 크게 앞당겨진 것이다. 미국은 서태평양에서 제7함대 전진배치 항모인 ‘로널드 레이건’을 운용하고 있다. 여기에 또 다른 항모 한 척이 레이건 정비 시기에 맞춰 대신 투입된다. 항모 전력의 순환 운용 방식이다. 지난해 10월 ‘칼 빈슨’ 항모 전단이 투입된 것도 레이건 항모의 정비 입고 일정에 맞춘 것이다. 예정대로라면 올해 4월 투입됐어야 할 칼 빈슨의 교대 전력인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모가 3개월 이른 1월 전격 투입됐다. 루스벨트의 교대 전력으로 올해 10월에나 올 예정이던 링컨 항모가 벌써부터 투입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외 언론의 관심은 링컨 항모 조기 출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 항모 집결’ 신호탄이라는 데 맞춰졌다. 올봄에는 한국 총선과 대만 총통 취임이 연이어 예정돼 있다. 이 시기 중국 또는 북한의 고강도 무력 도발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 미국이 항모 전단을 최대 규모로 동원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때 동원되는 항모는 칼 빈슨·로널드 레이건·시어도어 루스벨트·조지 워싱턴·에이브러햄 링컨 등 정규 항모 5척, 아메리카·복서 등 경항모 2척, 프랑스 샤를 드골과 이탈리아 카보르 등 총 9척에 달한다. F-35B 함재기 운용 능력을 갖춘 일본 경항모 2척까지 가세할 경우 11척이라는 전대미문의 항모 전력이 태평양에 집결하는 것이다. 그런데 항모 전력의 집결 자체보다 주목해야 할 ‘디테일’이 있다. 바로 링컨 항모의 함재기 구성이 이전과는 많이 다르다는 점이다.

아직 링컨 항모 전단의 구성은 공식 발표된 바 없지만, 최근 실시된 SWATT에서 그 전력이 일부 공개됐다. 호위함으로는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마이클 머피·스프루언스가 배속됐고, 항공 전력으로는 제9항모항공단(CVW-9)이 확정됐다. 이번 SWATT에서는 제14전투공격비행대(VFA-14, F/A-18E), 제41전투공격비행대(VFA-41, F/A-18F), 제151전투공격비행대(VFA-151, F/A-18E), 제314해병전투공격비행대(VMFA-314, F-35C), 제133전자전공격비행대(VAQ-133, EA-18G) 등 CVW-9를 구성하는 비행대가 대부분 참가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것은 VMFA-314와 VAQ-133이다.

2019년 F-35C 스텔스 전투기로 기종 전환을 시작한 VMFA-314는 이름 그대로 해병대 소속 비행대로, 미 해군 항모 전단에 파견 형태로 배속되는 전력이다. 미 해군·해병대에서 가장 빨리 F-35C 전투기 완전작전운용능력(FOC)을 갖춘 부대이며 F-35C 전투기 12대가 편제돼 있다. 2022년 링컨 항모 전단에 배속돼 최초로 해외 전개 경력을 쌓은 바 있다.

현존 최강 함재 전투기 F-35C

미국 F-35C 전투기. [미 해군 제공]미국 F-35C 전투기. [미 해군 제공]

2022년부터 해외 전개되는 미 항모 전단에 1개 비행대씩 편제되는 F-35C는 현존하는 최강 함재 전투기다. 현재 주력 함재 전투기 F/A-18E/F가 4.5세대 모델인 것에 비해 F-35C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다. 모든 면에서 기존 모델을 압도하는 강력한 성능을 갖췄다. F/A-18E/F의 전투행동반경이 최대 722㎞인 데 비해 F-35C는 1100㎞에 달한다. 함재기의 전투행동반경이 넓을수록 항모 전단의 타격 범위도 커진다. 게다가 F-35C는 공중급유가 가능해 중국 대함 탄도미사일 사정권 밖에서 중국 연안을 타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F-35의 최대 강점은 역시 5세대 전투기라는 점이다. 5세대 전투기는 강력한 스텔스 성능을 갖춰 적이 원거리에서 탐지하기 어렵다. F/A-18E/F도 같은 체급 전투기 중에선 레이더 반사 면적(RCS)이 작은 편이지만, 중국 항모 전단 전투기나 방공구축함 레이더로 수백㎞ 밖에서 탐지할 수 있다. 또한 중국 J-15 전투기 대비 작전 반경이 절반에 불과하고, 탑재 공대공 무장의 사거리도 짧다. 미국 항모 전단이 F/A-18E/F 함재기만 운용해서는 중국 항모 전단에 압도적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

반면 F-35C는 전투기·방공구축함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은 채 중국 항모에 지근거리까지 접근할 수 있는 강력한 스텔스 성능을 갖췄다. 특히 F-35C에 탑재된 고성능 AN/APG-81 능동형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는 최첨단 저피탐(LPI) 설계가 적용됐다. 이 레이더로 중국 전투기·군함을 조준해도 상대방이 알아채기 매우 어렵다. 중국 항모 전단이 인지하기도 전에 몰래 접근해 치명타를 날리고 유유히 빠져나올 수 있는 것이다.

F-35C는 넓은 내부 무장창(IWB)을 갖춰 공격력도 우수하다. F-35B가 수직이착륙용 추가 엔진 탓에 내부 공간이 협소했던 것과 대비된다. 특히 VMFA-314 소속 F-35C는 블록 3F 사양이라서 IWB에 AIM-120C 중거리공대공미사일 4발 혹은 AIM-120C 2발, AGM-154 JSOW 2발을 탑재할 수 있다. JSOW는 사거리 120㎞인 활공유도폭탄으로 해상 이동 표적을 공격할 수 있다. 내부에 고관통폭탄 BLU-111이 들어 있어 항모 갑판에 명중하면 여러 층을 뚫고 선저(船底)에서 폭발해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링컨 항모 전단은 배속된 F-35C 전투기 12대만 동원해도 중국 항모 전단 방공망을 뚫고 들어가 치명타를 날리는 것이 가능하다.

제133전자전공격비행대(VAQ-133) 소속 EA-18G 그라울러 전자전 공격기도 기존 모델과 다른 무장을 갖추고 등장했다. 그간 EA-18G는 이전 세대 전자전기 EA-6B 프라울러부터 적용된 ALQ-99 전자전 재머(jammer)를 사용해왔다. 반면 이번에 링컨 항모 전단에 배속된 VAQ-133의 그라울러는 모두 차세대 전자전 장비 ALQ-249, 일명 NGJ-MB를 장착했다. 현용 ALQ-99는 등장한 지 오래됐지만 지속적인 개량 덕에 지금도 세계 최강 전자전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 장비는 적 레이더를 먹통으로 만들어 아군으로 하여금 일방적인 공격을 퍼부을 수 있게 해준다. 그 덕에 2007년 모의 공중전에서 그라울러가 세계 최강 전투기 F-22A 랩터를 상대로 승리했을 정도다.

F-22 잡는 전자전 장비 NGJ-MB

ALQ-99보다 업그레이드된 NGJ-MB는 미국 전자전 기술이 집약된 최첨단 장비다. 다양한 주파수를 사용하는 여러 레이더를 동시에 먹통으로 만들 수 있다. 재밍 거리도 기존 장비의 3배인 400㎞ 수준으로 알려졌다. 링컨 항모 전단은 함재기를 모두 띄울 필요 없이 VAQ-133의 그라울러 4대, VMFA-314의 F-35C 12대만 보내도 중국 항모 전단의 눈과 귀를 멀게 한 뒤 일방적으로 공격을 퍼부을 수 있는 것이다.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 [뉴시스]중국 항공모함 ‘랴오닝’. [뉴시스]

중국도 자국 항모가 미국 항모에 비해 성능이 취약하다는 사실을 알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런데 2월 초 랴오닝성 다롄에서 수리를 받고 있는 중국 항모 랴오닝과 관련해 놀라운 변화가 감지됐다. 중국이 옛 소련의 미완성 항모를 구입해 개조한 ‘퇴물’로 평가되던 랴오닝이 대대적인 수리 공사를 받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함재 전투기로 구형 J-15 대신,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FC-31을 탑재하려고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된 점도 의미심장하다.

J-15는 중국이 만든 일종의 돌연변이 함재기다. 원형인 러시아제 Su-33을 확보하지 못하자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던 시제기 T-10K-3을 밀수해 역설계하고 J-11(Su-27 중국 생산형)의 비행제어시스템을 결합한 것이다. 이 같은 ‘출생의 비밀’ 탓에 J-15 배치 초기부터 비행 안정성에 심각한 문제가 여러 차례 드러났다. 결국 중국은 최근까지도 이 전투기의 결함을 수정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들어 J-15의 레이더와 전자장비가 신형으로 교체됐고, 미국 그라울러와 비슷한 전자전기 파생형도 등장했다. 하지만 J-15가 아무리 개량된다 해도 전투행동반경을 빼놓고 보면 전체 성능에서 미국 F/A-18E/F보다 우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런 배경에서 J-15를 운용하는 중국의 STOBAR(단거리 이함 및 강제 착함) 방식 항모 랴오닝·산둥은 미국 정규 항모보다 절대적 열세로 평가받았다. 그런데 이 같은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중국 신형 함재기가 등장한 것이다.

중국 FC-31 전투기. [키피디아]중국 FC-31 전투기. [키피디아]

FC-31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F-35 기술을 훔쳐다가 만들었다”고 지목한 ‘중국판 F-35’다. J-15보다 크기가 작고 무게도 가벼워 랴오닝·산둥 항모에 더 많이 탑재할 수 있다. 또한 스텔스 전투기이기에 J-15보다 전반적인 성능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지난해 9월 다롄에서 랴오닝 항모 수리 공사를 시작했다. 2월 중순에도 갑판과 아일랜드, 엘리베이터 등을 뜯어 고치는 대대적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랴오닝 항모를 뜯어 고치는 이유는 비행갑판을 비롯한 선체 주요 장비를 신형 함재기 FC-31에 맞게 개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中 항모에 FC-31 이착륙 전망

중국은 후베이성 우한에 1 대 1 실물 사이즈의 항모 실험 시설을, 랴오닝성 황디춘 기지에 함재기 이착함 실험장을 만들어놓고 신형 함재기 훈련을 해왔다. 이 시설들은 새 함재기가 나왔을 때 시험운용 기간을 줄이고자 만들어진 것이다. 이곳에서 J-15 전자전기 버전과 FC-31의 이착함 실험이 2020년부터 이뤄졌다. 따라서 랴오닝 항모의 개조 공사만 끝나면 긴 준비 없이도 조만간 FC-31을 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 중 랴오닝 항모에서 스텔스 전투기가 뜨고 내린다는 뜻이다. 조만간 중국이 스텔스 전투기와 ‘중국판 그라울러’를 실은 항모를 바다에 띄우면 마찬가지로 신형 스텔스 전투기와 전자전기를 탑재하고 서태평양에 전개된 미 항모 전단과 힘겨루기를 할 것이다. 과연 ‘짝퉁 F-35’와 ‘중국판 그라울러’는 미국의 오리지널 전력을 상대로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이 기사는 주간동아 1428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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